책62 『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 1권 감상문 『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는 도서관에서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를 빌리려고 찾아갔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도서관에 비치된 얼마 안 되는 만화판인지라 호기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만화는 한 줄의 문장도 그림으로 상황을 묘사해야 하기 때문인지 내용의 진행도를 살펴보면 원본에 비해 늦는 감이 있습니다. 1권의 내용은 우주가 창조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승신주 오래국의 화과산에서 신령한 돌원숭이가 탄생하는 부분에서 시작하여 천궁에서 깽판을 치던 손오공이 여래와 내기를 하는 것까지 나옵니다. 원본 1권의 내용은 현장의 비극적인 출생과 당태종의 죽음까지 다루는데 이 내용은 바로 다음 2권에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책의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글머리에 『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를 읽기 전에 『서유기』의 .. 2024. 11. 7.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 3권 감상문 『서유기』는 그야말로 하루만에 읽게 되는 책입니다. 제가 단순 여러번 읽어서 내용을 다 알기 때문이 아니라 서유기의 내용 자체가 몰입도가 높고 에피소드가 각양각색이라 재미있기 때문에 맨 처음 소설을 접했을 때도 이랬던 기억이 나요. 3권을 읽을 때면 언제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오정이 언제 등장하느냐를 고대하면서 읽게 됩니다. 그래서 황풍령 황풍대왕 - 담비 요괴편은 마치 가볍게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읽게 되는데요. 옥룡을 제압할 때는 관음보살이 직접 행차한 반면 유사하를 지나다 막힌 오공일행이 남해에 찾아갔을 때 목차가 대신 나타나 사오정에게 사정을 설명하여 제자로 귀의시키고, 조랑박을 건내 거위 깃털 하나도 뜨지 못하는 유사하를 건너게 합니다. 여기서 사오정에게 이름이 하나 더 생기는데 소설의 묘사에 .. 2024. 10. 26.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 2권 감상문 『서유기』 2권의 시작은 재미없는 당태종의 저승행 편입니다. 뭐랄까, 중국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하겠지만 이 앞부분의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당태종 찬양 일변도라서 - 역사적으로 위대한 황제라는 것은 알아도 어디까지나 중국황제라 - 끌리는 것도 없고 내용도 지지부진하고 저승시왕과 저승의 구조 이야기는 오히려 현재의 웹툰 『신과 함께』가 더 재밌게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웃긴 것은 저승의 시왕들마저 당태종을 황제라고 꽤나 대우한다는 건데... 뭐랄까요, 저승에서는 인간들이 평등하다는 게 보통 전제로 깔리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명부 담당이라고 해도 신에 가까운 인간들이 이승 황제에게 굽신거리는 것도 그렇고, 그야말로 닥치고 당태종 찬양하라는 의도인 거 같아 거북할 지경이었습니다. 재미도 없는 부분에서 찬양.. 2024. 4. 26.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 1권 감상문 책의 첫머리에 '일러두기'로 항상 실려있는 글이 있습니다. 현재 읽고 있는 『서유기』의 판본은 중국 베이징 인민출판사가 명나라 만력 20년[1592]에 간행된 금릉 세덕당 『신각출상 관판대자서유기』의 촬영필름과 청나라 때 간행된 여섯 종류의 판각본을 참고하여 수정 정리한 것으로, 1955년 초판을 발행한 이래 교정을 거듭하여 특히 1970년대에 발견된 명나라 숭정 때[1628~1644]의 『이탁오 선생 비평 서유기』를 대조 검토하여 초판의 오류와 누락 부분을 바로잡아 1997년 제4판으로 다시 찍어낸 것이라는 설명이 첨부되어 있습니다.또한 대조 보완하기 위한 일환으로 명나라와 청나라 때의 판본 몇 종류를 더 참고했으며, 특별히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는 목차에 있어서 『금릉 세덕당본』의 결함을 보완하기.. 2024. 4. 19. 미쓰다 신조의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감상문 이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의 발단은 주인공이 한 마을에서 영국의 하프팀버 형식으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을 발견하여 그 집에 이사하면서 시작됩니다. 하프팀버가 어떤 집인가 하고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니 꽤나 멋들어지게 생긴 집들이 나오던데 흔히 우리가 동화나 만화 속에 등장하는 유럽식 건물 할 때 떠올리는 건축 양식이 이런 형태더라고요. 일본 건물들도 사진 같은 것으로 접해보면 꽤 정리된 느낌을 주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건물들 사이에 이런 것이 하나 있다면 당연 눈에 띌 수밖에 없고 주인공은 좀 더 적극적으로 그 건물에 접촉을 하는데요. 으레 공포 장르가 그러하듯 이런 건물은 무언가 불길한 내력을 갖출 수밖에 없습니다. 공포 장르에 흔히 등장하는 장소에 대한 금기가 그런 것. 작가의 내력답게 소설 중.. 2024. 1. 2.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감상문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은 으레 도조 겐야 시리즈가 그러하듯 아직 전근대적인 면모가 많이 남아있는 전후 일본 사회의 기묘한 신앙과 폐쇄적인 가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주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살인 사건과 그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아무래도 다루는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추리소설에 가까우면서도 토속적인 신앙이나 기담, 사람들이 공포로 여기는 존재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므로 사건이 발발하기까지의 과정이 상당히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띄어 이 부분에서는 공포 소설 작가다운 특기가 잘 발휘된다고 할까요? 소설의 앞 부분은 공포소설 같고 뒷부분은 추리소설 다운 특징이 보이기 때문에 이 두 부분의 요소들을 따로 떼어놓는다 하더라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은 느낌. 특히 가문과 가문, 혹은 마.. 2023. 12. 20. 이전 1 ··· 4 5 6 7 8 9 10 1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