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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 1권 감상문

by 01사금 202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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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첫머리에 '일러두기'로 항상 실려있는 글이 있습니다. 현재 읽고 있는 『서유기』의 판본은 중국 베이징 인민출판사가 명나라 만력 20[1592]에 간행된 금릉 세덕당 신각출상 관판대자서유기의 촬영필름과 청나라 때 간행된 여섯 종류의 판각본을 참고하여 수정 정리한 것으로, 1955년 초판을 발행한 이래 교정을 거듭하여 특히 1970년대에 발견된 명나라 숭정 때[1628~1644]이탁오 선생 비평 서유기를 대조 검토하여 초판의 오류와 누락 부분을 바로잡아 1997년 제4판으로 다시 찍어낸 것이라는 설명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또한 대조 보완하기 위한 일환으로 명나라와 청나라 때의 판본 몇 종류를 더 참고했으며, 특별히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는 목차에 있어서 금릉 세덕당본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하여 보통 '부록'으로 들어가는 진강류승의 출생 이야기를 다시 재구성하여 1권의 9회로 바꾸었다고 나옵니다. [p.15] 참고로 다른 번역본인 솔출판사 버전 서유기에서는 강류승 출생 이야기는 부록으로 삽입되어 있습니다.

1권의 내용은 손오공이 도술을 익혀 하늘과 땅을 오가며 여러가지로 사고를 치는 내용입니다. 새로 1권을 읽은 결과 손오공이 나이가 확실히 900을 넘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저승에서 사고를 칠 때의 나이가 342세요, 필마온으로 천궁에서 지낸 시기가 지상의 시간으로 10여년, 후에 제천대성을 인정받아 반도 화원의 과수원지기 노릇을 할 때 백여년을 넘겼다는 부하 원숭이들의 언급이 있습니다. 거기다 저승에서 명부를 지우는 짓을 저지를 때 원숭이 종류의 이름만이 아니라 의형제를 맺은 다른 여섯 대왕의 이름도 지워버렸다는 설명이 나오지요.

 

참고로 눈여겨볼만 한 것은 손오공이 천궁에서 사고를 칠 적마다 하늘나라에서 토벌군을 보내는데 여기 등장하는 신들이 옛도교의 신인지라 판타스틱한 요소가 많다는 점입니다. 하늘나라의 네 방향의 문을 지키는 사대천왕은 으레 아는 지국천왕, 광목천왕, 증장천왕, 다문천왕인데 이들은 의외로 서유기 내에 조력자로 자주 등장합니다. 남천문을 지키는 증장천왕 휘하의 대력천정이라 불리는 이들은 도교에서 천둥벼락을 관리하는 이들이지요. 또 하늘이 인간에게 스승으로 보내는 인물이란 뜻의 천사라는 관직이 넷이나 있으며 이들은 보통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전하거나 하는 일을 하는데 만화 진본 서유기에서는 서양의 그것처럼 날개가 달린 것으로 묘사했더군요.

 

참고로 하늘의 인물로 나타태자와 함께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인물은 태백금성으로 초반부터 명을 전달하거나 손오공의 편을 들어주기도 하는 등 긍정적인 포지션입니다. 아마도 금성을 주관하는 것으로 보아 성관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돼요. 그리고 첫 번째 토벌전에서 총대장으로 임명받은 것은 탁탑이천왕과 나타삼태자이며, 가장 먼저 선봉으로 나서는 것은 거령신으로 주석에 따르면 거령신은 중국의 창조신화에 나오는 신령으로 일명 '구원진모'라고 합니다.

 

제천대성을 칭한 오공이 반도 과수원지기 노릇을 하다 복숭아와 천계의 술, 태상노군의 선단을 모조리 먹어치우고 도망친 뒤 이차 토벌이 벌어졌을 때 등장하는 신들 종류가 많은데 이름이 언급된 신으로는 사대천왕과 이천왕 부자는 물론이요, 후반 자주 언급되는 이십팔수[규목랑과 묘일성관이 여기에 포함], 원숭이들이 사납고 흉악한 아홉 악신이라 일컬은 구요성관[주석에 의하면 우주 아홉개에 거대한 붙박이별], 십이원신, 오방게체, 사치공조[후에 삼장을 수호하는 신], 동서성두, 남북이신, 오악사독, 보천성상을 비롯 도합 10만 천병이라고 나옵니다. 여기서 손오공 혼자서 구요성관과 사대천왕, 탁탑이천왕과 나타태자를 상대로 싸워 밀리지도 않습니다. 거기에다 목차혜안행자까지 가세하지만 별 수가 없고 상제의 조카인 현성 이랑진군과 매산 육형제가 싸움에 가담하자 남은 원숭이 떼들이 대거 토벌된다고 나옵니다.

 

이랑진군과 피장파장 싸우는 것을 지켜보던 태상노군이 금강탁을 던져 사로잡아 팔괘로에 처넣는데 이부분에서 손오공의 별칭을 '심원[心猿]'이라 칭한다고 나옵니다. 이 심원 부분의 주석에 따르면 안정되기 어려운 마음, 원숭이의 흔들리는 성질에 더해 삼장일행 다섯을 각각의 오행에 대비햐여 원숭이인 손오공은 중심으로 보고 , 저팔계의 별칭이 목모木母인 것으로 보아 , 사오정의 별칭이 금공金公이므로 , 삼장법사는 별칭이 없으나 , 용마는 바다에서 태어났으므로 에 해당하며 완전을 이룬다고 나옵니다. 보아하니 다음권 싯구에 칭해지는 것들과는 좀 다른 해석인데 이게 좀 상대적인 해석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손오공을 제외한 일행 중 가장 먼저 언급이 되는 인물은 사오정인데 이것은 후에 삼장이 만나는 순서와 반대입니다. 삼장이 여행을 시작하면서 손오공을 거둬들이고 용마를 얻고, 저팔계를 제자로 얻고, 마지막으로 사오정과 만나게 되기 때문에 1권에서는 반대로 관음보살의 귀의시키는 순서가 사오정>저팔계>용마>손오공 순이 됩니다. 참고로 여래가 손오공을 오행산에 막 가두었을 때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사신으로 온 인물 중에 천봉원수[저팔계의 전생]가 있으며, 현장의 출생 부분에서 도적에게 시달리는 어머니 만당교에게 그녀가 낳은 아들이 원수를 갚을 수 있을 것이니 정신을 바짝 차리고 아이를 보존하라고 충고해주는 신은 바로 남극수성입니다.

 

이 강류승의 이야기가 끝나면 서유기에서 제일 재미없는 당태종 저승행편의 도입부가 시작되지요. 워낙 재미없다 보니 1권의 마지막 장은 좀 건성으로 읽은 감이 있는 듯.

 


* 포스트 원본 출처 : https://blog.naver.com/naninkan/12019995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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