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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 2권 감상문 『서유기』 2권의 시작은 재미없는 당태종의 저승행 편입니다. 뭐랄까, 중국소설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하겠지만 이 앞부분의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당태종 찬양 일변도라서 - 역사적으로 위대한 황제라는 것은 알아도 어디까지나 중국황제라 - 끌리는 것도 없고 내용도 지지부진하고 저승시왕과 저승의 구조 이야기는 오히려 현재의 웹툰 『신과 함께』가 더 재밌게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 웃긴 것은 저승의 시왕들마저 당태종을 황제라고 꽤나 대우한다는 건데... 뭐랄까요, 저승에서는 인간들이 평등하다는 게 보통 전제로 깔리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명부 담당이라고 해도 신에 가까운 인간들이 이승 황제에게 굽신거리는 것도 그렇고, 그야말로 닥치고 당태종 찬양하라는 의도인 거 같아 거북할 지경이었습니다. 재미도 없는 부분에서 찬양.. 2024. 4. 26.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 1권 감상문 책의 첫머리에 '일러두기'로 항상 실려있는 글이 있습니다. 현재 읽고 있는 『서유기』의 판본은 중국 베이징 인민출판사가 명나라 만력 20년[1592]에 간행된 금릉 세덕당 『신각출상 관판대자서유기』의 촬영필름과 청나라 때 간행된 여섯 종류의 판각본을 참고하여 수정 정리한 것으로, 1955년 초판을 발행한 이래 교정을 거듭하여 특히 1970년대에 발견된 명나라 숭정 때[1628~1644]의 『이탁오 선생 비평 서유기』를 대조 검토하여 초판의 오류와 누락 부분을 바로잡아 1997년 제4판으로 다시 찍어낸 것이라는 설명이 첨부되어 있습니다. 또한 대조 보완하기 위한 일환으로 명나라와 청나라 때의 판본 몇 종류를 더 참고했으며, 특별히 문학과 지성사판 『서유기』는 목차에 있어서 『금릉 세덕당본』의 결함을 보완하.. 2024. 4. 19.
로라 베이츠의『인셀 테러』 감상문 최근 일어난 몇몇 사태 때문에 흥미가 생겨서 구매하게 된 책입니다. 아무래도 미국 사회를 분석한 책이니, 한국 사회와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했지만 놀랍게도 인셀이 사회에 부각되는 현상은 무서울 정도로 유사한 편. 교보문고에 실린 책의 소개 글에 의하면 「‘인셀(incel)’은 1990년대 중반 젊은 캐나다 여성 알라나(Alana)가 만든 소규모 연애 추진 사이트에서 유래된 이 용어는 비자발적 순결주의자(Involuntary Celibate)의 준말로, 오늘날 ‘연애 또는 성적 파트너를 원하지만 구할 수 없다고 스스로 정의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웹사이트, 블로그, 포럼, 팟캐스트, 유튜브, 채팅방 등의 커뮤니티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들은 2014년 엘리엇 로저 총격 사건 이후 폭력적인 여성 혐오로 악명이.. 2024. 1. 13.
미쓰다 신조의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감상문 이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의 발단은 주인공이 한 마을에서 영국의 하프팀버 형식으로 지어진 서양식 건물을 발견하여 그 집에 이사하면서 시작됩니다. 하프팀버가 어떤 집인가 하고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니 꽤나 멋들어지게 생긴 집들이 나오던데 흔히 우리가 동화나 만화 속에 등장하는 유럽식 건물 할 때 떠올리는 건축 양식이 이런 형태더라고요. 일본 건물들도 사진 같은 것으로 접해보면 꽤 정리된 느낌을 주긴 하지만 그래도 그런 건물들 사이에 이런 것이 하나 있다면 당연 눈에 띌 수밖에 없고 주인공은 좀 더 적극적으로 그 건물에 접촉을 하는데요. 으레 공포 장르가 그러하듯 이런 건물은 무언가 불길한 내력을 갖출 수밖에 없습니다. 공포 장르에 흔히 등장하는 장소에 대한 금기가 그런 것. 작가의 내력답게 소설 중반.. 2024. 1. 2.
미쓰다 신조의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감상문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은 으레 도조 겐야 시리즈가 그러하듯 아직 전근대적인 면모가 많이 남아있는 전후 일본 사회의 기묘한 신앙과 폐쇄적인 가문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주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살인 사건과 그에 얽힌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내용입니다. 아무래도 다루는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추리소설에 가까우면서도 토속적인 신앙이나 기담, 사람들이 공포로 여기는 존재에 대한 언급이 자주 나오므로 사건이 발발하기까지의 과정이 상당히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띄어 이 부분에서는 공포 소설 작가다운 특기가 잘 발휘된다고 할까요? 소설의 앞 부분은 공포소설 같고 뒷부분은 추리소설 다운 특징이 보이기 때문에 이 두 부분의 요소들을 따로 떼어놓는다 하더라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올 것 같은 느낌. 특히 가문과 가문, 혹은 마을.. 2023. 12. 20.
미쓰다 신조의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감상문 책의 뒤표지에 이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은 다른 시리즈인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의 후편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다만 소설의 시간 순을 살펴보자면 일단 소설 시리즈의 제1탄은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이라고 하니 아무래도 그것이 가장 첫 번째로 나온 도조 겐야 시리즈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책이 나온 순서와 책 속 세계관의 시간 흐름은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중 하나의 이름이 '사기리'인데 이 사기리는 전편인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의 마귀 신앙을 받드는 집안의 무녀들이 갖는 이름으로 실제 소설 속 언급으로도 이 인물이 그쪽 집안과 관련자라는 게 드러납니다. 하지만 이 소설 상에서 도조 겐야가 그 이름을 듣고도..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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