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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어로 즐기는 손오공의 탄생』 감상문

by 01사금 2025.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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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서유기』 관련 책들을 찾다가 제가 읽지 않은 몇 가지 종류의 책을 발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 『만화+영어로 즐기는 손오공의 탄생』이라는 만화책이었습니다. 거기다 영어 공부를 위해 텍스트가 영어로 되어있지만 내용은 다 파악하고 있으니 그림이라도 구경해자는 생각으로 빌려왔었는데 컷 밑에 바로 자세한 해석본이 달려있어 읽기에 수월하게 되어 있더라고요.

거기다 만화의 퀄리티가 생각보다 좋아서 이 영어 교재를 위해서 나왔다고 하지만 겨우 한 권만으로 끝난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단 만화는 컬러는 아니며 일반적인 흑백 인쇄로 되어있는데 분위기가 일본 만화의 느낌도 나지만 읽는 방향이 일본 만화와는 반대이며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하지만 책에선 그림을 그린 작가에 대한 정보는 찾아볼 수 없는 게 아쉽더군요. 책은 2001년에 초판 인쇄되어 나온 책이라 좀 오래된 편이고 검색 결과 아쉽게도 현재는 절판된 상황입니다.

만화의 퀄리티는 대강 이런 느낌. 이 장면에 해당되는 내용은 나타태자가 패배하고 그 형인 이태자 목차행자가 오공과 싸우게 된 상황. 만화의 전체적인 내용은 원작에 충실하되, 조금 세세한 부분에선 약간 각색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드라마 등의 영상을 통해 성숙한 이미지로 생각했던 목차행자가 소년 이미지로 나와서 참신했다고 할까요.

참고로 동생인 나타태자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생김새는 어째 꼬리만 달리면 손오공으로 오해할 만한 이미지라죠. 나타태자와 목차행자는 소년만화의 주인공들처럼 개성적이게 생겼지만 의외로 나머지 신계 인물들은 미형과는 거리가 멀게 생겼더군요. 심지어 관음보살마저도. 반면 소년처럼 묘사된 캐릭터들은 꽤나 귀엽게 나옵니다.

현성 이랑진군은 예상보다 더 남성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며, 삼안(三眼)을 가진 특징이 두드러지게 묘사되었습니다. 원작에선 현성 이랑진군의 실력이 오공을 좀 더 압도하는 것처럼 묘사되었던 데 반해 만화책에선 실력이 비등비등하여 태상노군의 도움 덕에 오공을 겨우 사로잡는 것처럼 보이며, 오공에게 나쁜 길로 빠지지 않았다면 좋은 친구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의 모습이 묘사됩니다.

서유기의 원래 주인공들인 현장 삼장법사, 사오정, 손오공, 저팔계의 모습입니다. 일단 원작 1권에서도 오공을 제외한 이들의 비중은 크지 않으므로 이 『만화+영어로 즐기는 손오공의 탄생』에선 아쉽게 사오정과 저팔계는 마지막 페이지에 소개만 될 뿐 아예 비중이 없습니다. 반면 삼장법사는 승려로 변신한 관음보살에게 대승불교의 가르침이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그 진경을 찾기 위해 결심하는 모습까지 그려지는데요. 

알 수 있듯이, 그 사이에 있을 일종의 외전 격인 현장 삼장의 출생 이야기라던가 당태종이 용왕의 원한을 하서 저승으로 떠나게 되는 이야기는 과감하게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덧붙이기엔 거추장스럽고 재미없는 에피소드니 생략해도 그만이라 나오지 않는다고 별로 아쉽진 않아요.

책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책의 내용은 제목인 『만화+영어로 즐기는 손오공의 탄생』을 보시면 알겠지만 서유기 전체 시리즈에서 1권 내용이 대다수고 후반 몇 페이지는 2권 초반에 해당하며, 손오공이 태어나는 서장부터 천궁에서 난동을 부린 죄로 오행산에 갇히게 되어 언젠가 삼장을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는 내용까지 나와있습니다. 여러모로 흥미롭지만 더 많은 시리즈가 나온 것이 아니니 이것으로 단념할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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