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미쓰다 신조의 단편 소설집을 우연히 빌려 읽고 팬이 되어서 미쓰다 신조의 다른 소설들을 찾아 읽어봤습니다. 그렇게 해서 일단은 도서관에 들어온 미쓰다 신조의 시리즈 및 기타 소설들은 다 읽은 셈이 되었는데 제가 찾아 읽은 미쓰다 신조의 소설들의 상태가 매우 깨끗한 것으로 보아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었던 것도 같아서 인터넷 문고를 뒤져 보니 미쓰다 신조의 신간이었던 책 『흉가』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흉가』를 소장한 뒤 완독하게 되었는데 미쓰다 신조의 소설은 흡입력이 굉장한지라 한번 읽게 되면 금세 읽게 되더군요. 도조 겐야 시리즈처럼 등장하는 사람이 많고 트릭이 곳곳에 있어서 신경 써야 하는 책들 같은 경우가 좀 예외라고 할지. 다만 아쉬운 점은 이 흉가는 책의 띠지라던가 역자 후기에 작가의 '집 시리즈'의 첫 권이라는 언급이 있는 것으로 보아 소설 내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떡밥들과 암시가 많이 있고,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선 다음 신간들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흉가』가 미완성작이라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공포소설로써도 이 흉가는 단권으로 충분히 완결이 났으며 실은 책을 유심히 읽으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알 수 없는 존재, 즉 공포를 불러오는 대상에 대해서 확실하지 않아도 독자 입장에선 충분히 짐작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미쓰다 신조의 소설 특징이랄지 가끔 다른 시리즈나 소설이라고 하더라도 같은 소재가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도조 겐야 시리즈에선 마귀 가문 사기리가 여러 번 등장하고 이 사기리란 이름은 작가 시리즈인 『작자 미상』에서 괴담의 주인공 중 하나로 등장한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고, 단권으로 완결된 소설 『일곱 명의 술래잡기』에선 도조 겐야 시리즈가 유명한 소설이라고 언급된다거나 하는 등 세계관이 연결된 부분이 있어서 이런 점을 찾아보는 게 재미있기도 합니다.
근데 유명한 공포소설가들 중에 이렇게 사소한 배경 소재 하나로 소설 세계를 연결하는 경우를 본 적 있는데 미국 공포소설가인 스티븐 킹의 작품에서도 이런 경우를 본 적 있는 듯. 이번 '흉가'에서도 '미쓰다 신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가 시리즈 중 하나인 『백사당』과 『사관장』편에서 주요 소재로 등장한 뱀신 신앙과 그 신앙을 받드는 가문의 이름인 '햐쿠미' 가와 '타츠미(다쓰미)' 가가 등장하는 등. 소설 속에서 재앙을 안겨주는 대상도 뱀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요. 그리고 처음 소설을 읽었을 때 이 소설의 배경과 느낌은 예전에 읽었던 '기관, 호러 작가가 사는 집'에서 주인공인 미쓰다 신조가 공포소설 동인지인 '미궁초자'에 연재한 흉가 이야기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이 일치하는지는 책 읽은 지가 좀 되어서 기억이 가물한데 혹시나 읽으면서 그 소설에서 단편적으로 언급된 것이 이렇게 하나의 장편소설로 발전된 것인가 추측도 가고요.
소설 속 주인공은 아직 초등학생인 어린아이임에도 무섭다고 삽질을 반복하거나 무리한 호기심에서 사고를 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어린아이들 치곤 상당히 행동력 있게 움직인다는 점도 소설의 특징입니다. 특히 자기들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이사 온 집의 미스터리를 조사해나가는 점은 참으로 감탄스러운데 다른 작품들에서 이 또래의 아이들이 특출나게 똑똑하게 묘사된 것이 아니라면 이런 작품의 주인공으로 나올 경우 반드시 사고를 치게 되어 있거든요. 다만 결말은 좀 암울한 게 재앙을 안겨주려는 대상에게서 가족들 모두는 구하지 못했어도 그나마 가장 어린 동생은 구했으나 주인공인 오빠는 완벽하게 덫에서 벗어나지 못했단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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