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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사상학 탐정 2 : 사우의 마』 감상문

by 01사금 2023.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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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우의 마』는 사상학 탐정의 두 번째 시리즈입니다. 이번에 책을 주문할 때 사상학 탐정 시리즈를 1권과 함께 같이 주문했고 책을 수령한 지 얼마 안 되어 두 권을 전부 독파해 버렸는데 그만큼 책의 몰입도가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전권인 『사상학 탐정 1 : 13의 저주』가 폐쇄적인 일본 전통 가정 - 미쓰다 신조의 전작인 『백사당』에서 묘사되는 원한을 많이 산 과거의 세도가와 같은-에서 벌어지는 원한에 찬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부분은 작가의 또 다른 전작인 『도조 겐야』 시리즈를 연상케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우의 마』는 시작부터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이번 사건의 중심이 된 덴코라는 여대생이 '백괴클럽'이라는 묘한 동아리에 선배의 권유로 얼떨결에 가입하다시피 하는 내용부터 나와 좀 읽으면서 아리송했는데 왜냐하면 사상학 탐정 시리즈의 진 주인공인 쓰루야 슌이치로가 처음에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소설은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읽어갔는데 백괴클럽이라는 괴담과 미스터리를 즐겨 찾는 학생들의 동호회라던가 등장인물들의 그런 성격 탓에 미스터리 작가 특유의 장기인 관련 분야의 대표작과 일화들이 쏟아지는 등 곁다리로 즐길 거리가 많았기 때문일까요? 미쓰다 신조 소설 중에서는 중간중간 쏟아지는 정보들이 흥미로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무모하지 않다고 하면야 가볍게 즐길만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소설 상에서 중요한 테마로 등장하는 '사우의 마'는 흔히 도시괴담처럼 떠돌아다니는 이야기에서 따온 것으로 설산에서 조난당했을 때 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 사각형의 방 구석에 사람들을 배치하고 그들이 움직이며 앞의 사람을 터치하여 깨우는 의식에서 따온 것인데 원래 이 괴담의 특징은 다섯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의식임에도 의식에 참여한 사람은 네 명이고 그렇다면 나머지 한 명은 과연 누구였냐 하는 게 나중에 공포로 다가오는 괴담이라고 하죠.


그런데 참신했던 것은 소설 속 주요 등장인물의 말로 외국의 악마 의식이나 강령술을 따라 해 봤자 언어와 문화도 다른 일본에서 가능하기나 하겠냐고 하는 둥 상당히 현실적인 지적이 따라온다거나 미스터리나 괴담의 분석 같은 것도 곁들여지는 등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 많습니다. 소설의 일부는 거의 이런 부분이 재미있어서 읽어나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여간 이런 점을 인식하고 등장인물들이 의식을 일본 특유의 민속적인 의식에 가깝게 변형하여 '사우의 마'를 행하게 되는데요. 이 의식은 원래 다섯 사람 중 지목된 한 사람이 몰래 의식에서 빠져나가 방 중앙에서 버티고 사람이 빠져나간 걸 인식하지 못하고 의식이 깨지지 않고 행해진다면 중앙에 있는 사람이 원하는 소원을 비는 것이라고요. 그리고 거기서 중앙으로 빠져나간 인물이 다도 사이코란 인물의 원한을 풀어달라는 소리와 함께 경악하여 죽음을 맞는 사고가 발생하고 그다음부터 백괴클럽 일원들에게 죽음의 그림자가 찾아오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진행되어 쓰루야 슌이치로가 개입하게 됩니다.


이 『사우의 마』는 같은 사상학 탐정 시리즈라고 해도 전편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로 진행이 됩니다. 전편 『사상학 탐정 1 : 13의 저주』가 폐쇄적인 일본의 한 집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원한과 저주에 찬 미스터리라면 이 이야기는 대학생들이 금기를 범하는 바람에 사건 사고에 휘말리는 왠지 할리우드 풍의 현대 미스터리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이런 분위기를 띄는 작가의 전작인 바로 『노조키메』 소설의 1부 '엿보는 저택의 괴이'와 흡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대학생들이 젊은 혈기에 금지된 일을 했다가 징벌과 비슷한 결말을 맞는다는 내용 탓일까요? 전통적이고 폐쇄적인 일본의 작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소재로 삼는 것도 미쓰다 신조의 특기지만 이렇게 젊은 남녀가 불가사의한 일에 휘말리는 사건을 묘사하는 것도 작가의 상당한 특기라 생각되는데 왠지 공포스러운 묘사로 치자면 전권보다는 여기 『사우의 마』에서 의식을 행하는 주인공들의 심리가 더 와 닿는 측면도 있었고요. 


다만 이번 소설은 저주라는 의식을 적극 차용한 전권과 달리 사건을 조종한 인물이 일반인이며 과거 특정 인물들의 불행한 죽음과 관련된 약간의 미스터리가 개입한 것 말고는 살아있는 사람의 원한이 작용하여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 이 미스터리를 현실적으로 풀어나가면서 진범의 정체가 발각된다는 점 등을 보았을 때 도조 겐야 시리즈의 분위기를 많이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요소가 전작보다 강하긴 하지만 그것이 결국 산 사람이 벌인 행동이 더 컸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라고 할까요? 하지만 흥미도로 치자면 왠지 전작보다 이 『사우의 마』를 더 재미있게 읽었단 느낌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슌이치로의 개성이 전보다 두드러져서 조력자인 할머니와 할아버지와의 관계라던가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단서를 알려주는 존재가 다름 아니라 고양이 보쿠냥이라 유머 코드도 좀 강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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