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다 신조의 『사상학 탐정 1 : 13의 저주』 감상

『사상학 탐정』은 예전에 읽고 감상문을 쓴 바 있던 같은 출판사의 미쓰다 신조의 단편 소설집인 『붉은 눈』에서 뭔가 시리즈가 숨어 있을 듯한 단편 '죽음이 으뜸이다 : 사상학 탐정'과 연결되는 이야기로 아무래도 사람들 보는 눈이 비슷해서인지 책의 정보를 찾아봐도 이 단편의 장편화를 요구하는 팬들이 많더라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아직 읽지 못한 미쓰다 신조의 소설이겠다 어떤 느낌일까 기대하면서 책을 주문했고 생각보다 빠른 기간에 책이 도착했습니다. 책을 펼치면서 저는 내심 『도조 겐야』 시리즈와 유사한 내용이 아닐까 싶었는데 비슷한 루트를 가는 듯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이었습니다. 하여간 이 『사상학 탐정 1 : 13의 저주』는 미쓰다 신조 소설 특유의 몰입감 때문에 온 지 하루 만에 독파해버렸습니다.


일단 괴담이나 민속학에 정통한 도조 겐야는 그런 특징이나 성격을 제외하면 일반인이나 마찬가지고 소설 속에서 맞닥뜨리는 사건들은 미스터리의 소재를 빌려올 뿐 어디까지나 사람이 벌이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분명 그 내부에는 초자연적인 부분이 없진 않으나 사건 자체는 인위적인 현상이라는 점이요. 하지만 여기 『사상학 탐정 1 : 13의 저주』는 미쓰다 신조의 기존의 공포소설에서 드러나는 미스터리한 요소, 초자연적인 부분, 인간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것들이 자주 언급되며 주인공 역시 어린 시절부터 그런 것들을 보는 눈을 할머니로부터 물려받는 등 주인공의 설정부터가 남다릅니다. 그리고 그런 능력 탓에 고립된 경험이 많고 위험도 겪었는지라 성격이 정서적으로 상당히 냉담하다는 것도 그동안 미쓰다 신조의 소설에서는 자주 보기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이번 소설의 내용은 이제 막 탐정 사무소를 연 쓰루야 슌이치로가 첫 의뢰인 사야카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첫 의뢰인이 사아캬는 약혼자인 아키라의 죽음과 그 이후 벌어지는 남자 쪽 집안의 특이한 사고들 탓에 의뢰를 온 것인데 사야카는 젊은 룸살롱 직원으로 손님이었던 이리야 아키라를 만나 그와 결혼에 성공하는데 이리야 집안은 그 아버지 도시카즈의 젊은 시절 문란한 생활 탓에 배다른 자식들이 여럿 있고, 물려받은 가게도 넘어가는 등 복잡한 사정을 가진 집안입니다. 아키라의 어머니 도시코나 막내 여동생 시키미, 가정부 후미에 정도를 빼면 사야카의 직업이나 가정 사정을 들먹이며 결혼을 반대하는 남매들과 아키라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기묘한 사고들. 처음엔 사야카에게 죽음의 징조인 사상이 없었지만 슌이치로는 두번째 만남에서 그녀를 감싼 검은 지렁이 같은 사상의 흔적들을 보고 이리야 가를 찾아가게 됩니다.


책의 후반부는 이리야 가에서 각종 사고들을 맞닥뜨린 슌이치로가 조금 씩 사건 사고를 조종한 흑막이 누구인지 밝혀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왠지 『도조 겐야』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특히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공통점도 있고요. 힌트를 드린다면 가장 자기편이라고 믿어지는 인물이 실은 진범이라는 점이죠. 민속학적인 요소와 추리적 요소가 절묘하게 혼합되어 있는 특징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재미있는 점은 슌이치로가 저주의 원인을 밝히고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지만 저주 자체는 뭔가 법적으로 어찌해 볼 도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진범을 처벌하기는 애매하다는 것. 그것이 소설을 읽으면서 묘하게 찜찜함을 남기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사건을 조종하는 인물 중 하나가 더 있어 저주 의식을 이용했다는 게 밝혀지는데 이것이 다음 시리즈를 예고하는 것처럼 슌이치로와 대립하게 될 저주술사의 존재로 암시되어 다음 시리즈들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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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원본 출처 : https://blog.naver.com/naninkan/220850535216

[소설] 미쓰다 신조의 '사상학 탐정 1 : 13의 저주' 감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