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5권의 마지막 부분이 독각시대왕의 하얀 고리에 손오공이 여의봉을 빼앗기는 장면으로 끝나면서 손오공은 요괴가 자신을 알고 있다는 데서 하늘나라의 신령 중 하나라 추측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6권에서 지원을 요청도 하고 정체도 파악할 겸 천계로 올라가게 되는데요. 요괴의 정체를 알아낼 수 없어도 탁탑이천왕과 나타태자, 화덕성군과 벼락신, 황하의 물을 다스리는 수백의 지원을 받은 손오공은 다시 독각시대왕에게 싸움을 거는데 이들의 무기와 술법은 전부 하얀고리에 막히게 됩니다. 무기를 뺏고 다시 빼앗고를 반복하다가 안된다 싶자 오공은 여래에게 찾아가 요괴의 정체를 묻는데 석가여래는 보통 뭇요괴들을 능히 제압할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오공에게 요괴의 정체를 알려주면 그 요괴가 영취산에서 훼방을 놓을거라며 거절하고 십팔나한에게 금단사를 주어 요괴를 물리치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모래안개를 일으키는 금단사마저 요괴의 고리에 먹히게 되고 십팔나한 중 항룡과 복호가 여래에게서 요괴가 이한천 도솔궁의 태상노군과 관계있음을 들었다고 털어놓고 손오공은 일찍 말하라고 짜증을 내며 태상노군을 찾아갑니다.
태상노군과 티격거리던 손오공은 태상노군의 푸른소가 사라진 것을 알아채고 외양간의 동자가 잠드는 단약을 먹은 사이 푸른소가 금강탁(1권 팔괘로에 손오공을 가둘때 썼던 태상노군의 무기)을 훔쳐 속세로 달아났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결국 태상노군이 직접 하강함으로 요괴의 정체가 드러나고 독각시는 금강탁에 코가 뚫려서 끌려갑니다. 소설에서 이것이 소의 코뚜레의 시초라고 설명이 돼요. 독각시대왕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면 다음 에피소드는 서유기 총 에피소드에서 제일 개그요소가 충만한자모하의 물을 마시고 삼장법사가 저팔계가 임신하는 이야기입니다. 서량녀국은 본디 여자만이 태어나는 곳으로, 자모하의 물을 마시고 국왕이 있는 영양관의 조태천에 몸을 비추어 몸이 둘로 나타나면 임신이 된다고 하는데 남성도 가능한 모양. 근처 민가 노파의 집에서 몸을 의탁한 사이 유산할 수 있는 낙태천의 물을 얻으러 떠난 손오공은 낙태천을 독점한 도사 여의진선과 싸움이 붙습니다. 여기서 요괴들이 특정한 물건을 독점하여 인간에게 뇌물을 받고 그것을 쓴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요. 여의진선이 손오공과 싸운 이유는 그가 우마왕의 동생으로 조카인 홍해아가 손오공과 만난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어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
물론 실력으로 손오공을 이길 순 없고 다만 물을 긷는 것만을 교묘하게 방해하자 손오공은 사오정을 데리고 와 자신이 싸우는 사이 물을 긷게 합니다. 여기서 사오정 특유의 자비심이 보이는데 여의진선을 쓰러뜨린 손오공이 그를 가소롭게 여기며 모욕하고 사오정은 임무를 완수했으니 그놈을 그냥 살려주자고 하지요. 다행히 여의진선과 휘하의 도사는 사오정의 자비심 덕에 목숨을 구한 셈. 그런데 보통 요괴들은 죽어도 된다는 게 이 소설내의 인심이라 손오공 정도면 능히 죽일 수도 있거든요. 이러면 보통 삼장이 나중에 난리를 치지만. 손오공일행은 낙태천의 남은 물을 자신들을 도운 민가에 건내주는데 민가의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횡재를 한 셈. 보면 일반인들 입장에서 손오공 일행이 신선이나 마찬가지인지라 평소 신을 보지 못할 사람들 입장에서 이들과 만난 것만도 복이라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6권에서도 특히 이런 상황이 많이 언급됩니다.
이어 자모하를 지나 통행증명서를 얻기 위해 서량녀국의 수도로 들어선 일행을 보고 여자들이 남자가 왔다며 반기는데 이런 경우 저팔계의 못생긴 외모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저팔계는 여자를 아주 밝히는 성격인데 서량녀국의 여왕이 삼장에게 혼인을 청했을 때도 삼장이 거절할 낌새를 보이자 자기가 대신 하겠다는 등 개그를 선보입니다. 물론 여왕측 인사들이 못생겼다고 거절하지만요. 서량녀국의 여왕이 삼장을 자신의 배필이라 여기며 혼인을 추진하자 삼 장일행은 빠져나가기 위해 수락하는 척 하면서 몰래 도망칠 계획을 세우는데 바로 그저 혼인을 받아들이는 척 하면서 서량녀국 경계부근을 빠져나날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난입한 전갈요괴에게 삼장이 납치되는 것으로 전개되고 제자들이 그 뒤를 쫓게 되는데요. 뒤에 남은 서량녀국 사람은 납치된 삼장을 쫓아 구름을 타고 떠나는 세 제자를 보면 우리와는 다른 신선이라 여기며 그들을 단념하자고 스스로 납득하지요.
이후 전갈요괴는 자신의 비파동굴에서 삼장을 유혹하다가 안되자 삼장을 밧줄로 묶어 감금하고 손오공 일행은 삼장을 내놓으라며 싸움을 벌입니다. 전갈요괴는 세개의 날이 달린 쇠갈퀴(실은 요괴의 집게발)와 독침으로 공격하는데 손오공과 저팔계가 각각 독침에 쏘여 부상을 입고, 싸움이 멎은 사이 노파로 분장한 관음보살이 나타나 요괴의 정체와 요괴를 제압할 수 있는 존재에 대해 언급하고 사라집니다. 요괴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은 하늘의 이십팔수 성관 중에서 묘일성관이고 묘일성관의 정체는 거대한 수탉. 묘일성관이 등장하자마자 전갈요괴는 바로 제압이 되어버리고 묘일성관은 손오공과 저팔계의 부상도 치료해주고 떠납니다. 삼장과 더불어 비파동에 끌려와 하녀로 일하던 서량녀국 여인들까지 구해준 다음 다음 이야기로 건너가지요.
다음 육이미후편은 서유기내에서도 여러모로 특이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적이나 들짐승, 요괴 떼가 나타나는 것은 으레 있는 일이지만 손오공이 도적을 때려죽인 일 때문에 꾸중을 듣고 말싸움이 벌어지면서, 이때부터 삼장은 물론 제자들 사이에서 서로 미워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언급이 나옵니다. 이 골짜기가 왠지 마가 낀 모양인데, 하필이면 신세를 지러 들린 민가의 아들이 도적 무리에 속해있었고 그 도적들이 다시 손오공 일행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시비를 걸다가 그 아들을 비롯 나머지 놈들마저 고깃덩이가 되어버리죠. 정말 여기서 마가 꼈다고밖에 할 수 없는 게 보통 난폭하긴 해도 삼장 앞에선 자극적인 행동은 삼가는 오공이 자신들이 신세진 노부부의 아들 목을 베어와 삼장에게 들이대는 등의 짓을 하다가 결국 파문을 당하게 됩니다. 어떤 의미로 손오공의 자업자득이면서도 물론 도적들의 자업자득. 그런데 특이한 건 트릭스터적 요소를 가진 손오공이 악당들을 골려주거나 못된 맘을 품은 인간들을 혼내주는 일은 왕왕 있었지만 이번 편에서는 그야말로 잔혹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파문당한 손오공은 일찍 황포요괴편에서 수렴동을 부하들에게 넘겨준 지라 갈데가 없어 남해의 관음보살을 찾아가 울면서 하소연을 합니다. 여기서도 물론 간만에 만난 선재동자-홍해아의 농담에 버럭하는 것도 빠지지 않고요. 관음보살은 긴고아주를 풀어달라 떼쓰던 손오공에게 삼장에게 고난이 닥쳐왔으니 기다리라고 타이릅니다. 제 갈길 가던 삼장법사는 저팔계가 민가에 밥을 얻으러 가고 사오정이 물을 뜨러 간 사이 홀로 되는데요. 그 사이에 가짜 손오공이 손오공 흉내를 내며 나타나 물을 건내는데 화가 풀리지 않은 삼장이 꾸짖자, 가짜 손오공은 욕을 하면서 그를 여의봉으로 때려눕힌 뒤 봇짐을 앗아갑니다. 쓰러진 삼장을 발견한 저팔계와 사오정은 근처 민가로 그를 옮겨 사정을 듣게되고, 손오공을 찾아가 짐을 되찾을 생각을 하는데 삼장법사는 저팔계와 손오공이 사이가 좋지 않아 싸움이 생길 거라며 사오정을 대신 수렴동으로 보내게 돼요. 수렴동에 도착한 사오정은 가짜 손오공이 통행증명서를 가지고 자신이 직접 경을 얻어 남섬부주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을 교조로 섬기게 하겠다는 말에 어이없어 하는데, 가짜손오공이 자신을 비롯하여 가짜 일행을 만든 것에 버럭하며 사오정 흉내를 내던 원숭이 요괴를 때려죽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도망친 사오정은 남해의 관음보살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하는데 관음보살의 곁에 손오공이 있는 걸 보고 가짜로 오인하여 공격합니다. 하지만 손오공은 화도 내지 않고 그저 피하기만 하지요. 관음보살은 진짜 손오공은 계속 자신의 곁에 있었다고 증언하고, 사오정과 손오공은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수렴동을 찾아가는데 가짜 손오공의 모습을 목격한 손오공이 노하여 공격하면서 싸움이 시작됩니다. 두 손오공이 싸우는 것을 보면서 관음보살을 비롯, 하늘나라의 신령들은 물론, 삼장법사마저 누가 진짜인지 파악할 수 없자 저승까지 찾아가게 되는데요. 저승의 체청이란 짐승이 가짜의 정체를 파악하지만 가짜의 힘이 손오공과 똑같아 후환이 두려워 밝히지 않습니다. 결국 여래를 찾아가 진위를 파악하는데 여래는 단박에 가짜의 정체가 귀가 여섯개 달린 육이미후라는 것을 밝히고 정체가 드러난 요괴가 도망을 치자 금바리때를 던져 붙잡습니다. 그리고 여래가 만류하기도 전에 손오공은 노하여 요괴를 때려죽입니다.
이 육이미후편의 특이한 점은 요괴가 삼장의 고기를 노려서가 아닌 자신의 명예욕을 위해 손오공 일행을 막아섰다는 점이나, 요괴의 신통력이 손오공과 똑같다는 점이 입증되어 적어도 서유기내에 힘의 서열이 사타동 대붕>우마왕>손오공=육이미후라고 대강 추측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적어도 육이미후는 여래에게 붙잡힌 뒤에 손오공 손에 끔살난 것이므로 결국 싸움에서 누가 위인지는 종결이 안난 셈. 그리고 이 육이미후편이 끝나면 그렇게 고대하던 우마왕 이야기가 나옵니다. 화염산 부근에 도달한 일행은 근처 사람들에게 취운산 파초동의 쇠부채 신선=철선공주 나찰녀에게 부탁하여 파초선으로 불씨를 꺼뜨리고 비를 내리게 한 뒤 건널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손오공이 그녀를 찾아가는데 그녀가 바로 홍해아의 친모인지라 문제가 생깁니다. 나찰녀는 손오공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며 손오공을 원망하는데 손오공은 보통 성격이 급하고 제멋대로인 면이 있어 여기서 반장난스럽게 나찰녀에게 부채를 빌려주지 않으면 여의봉맛을 보여주겠다며 위협하지요. 결국 손오공과 나찰녀가 싸우게 되는데 아무래도 실력차가 있어 여자인 나찰녀가 밀리게 되자 나찰녀는 파초선을 이용하여 손오공을 날려버립니다.
손오공은 날아가다가 소수미산의 영길보살(※황풍령 황풍대왕편 참조)이 있는 곳까지 날아가 그에게서 무게를 더하는 정풍단을 얻어 다시 나찰녀앞에 나타납니다. 파초선으로도 손오공이 날아가지 않자 나찰녀는 동굴의 문을 닫아거는데 그때 작은 벌레로 변신한 손오공이 그녀가 마시는 차에 들어가 그녀의 뱃 속에서 난리를 치고 어거지로 파초선을 얻어냅니다. 하지만 그 파초선은 가짜였기 때문에 오히려 화염산의 불길이 거세집니다. 그리고 그때 화염산의 토지신이 나타나 화염산의 불길은 본디 오백년전 손오공이 팔괘로를 빠져나가며 떨어진 불씨와 벽돌이 떨어져 생겼고, 자신은 본디 팔괘로를 지키던 불목하니로 그일로 쫓겨나 토지신이 되었음을 밝히게 되는데요. 토지신은 이 화염산의 불길은 손오공이 잠재워야 자신 역시 원래 천계로 돌아갈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 우마왕의 도움을 받으라고 충고합니다. 그리고 현재 우마왕은 나찰녀와 헤어지고 옥면공주의 재산을 보호해주면서 남편으로 지내고 있다고요.
이에 옥면공주를 찾아간 손오공은 순순히 자신을 들여보내주지 않을 거라 생각하여 자신을 나찰녀의 하인으로 위장하고, 옥면공주는 남편을 데려가고 그렇게 돈을 보내줬음 충분하지 또 찾아왔느냐며 욕을 퍼붓자 오공은 여의봉을 들어 재산으로 남자 매수하는 X이라며 옥면공주를 위협합니다. 옥면공주는 깜짝 놀라 전족 때문에 잘 뛰지도 못하면서 집안으로 도망쳐들어가 우마왕에게 앙탈을 부리고 좀 팔불출스러운 우마왕은 사정을 들은 뒤 손오공과 싸우게 됩니다. 하지만 우마왕은 싸우는 와중에 용왕들과 연회에 참석할 약속이 있다며 빠져나가고 손오공은 그를 쫓다가 생각을 바꿔 우마왕으로 변신하여 그의 벽수금정수를 탈취하여 나찰녀를 찾아갑니다. 그가 가짜인 줄도 모르고 나찰녀는 진짜 파초선과 파초선을 쓰는 법까지 알려주고 간만에 남편이 찾아왔다고 아양을 떠는데 이 부분이 좀 많이 추태스럽습니다. 견디다 못한 손오공이 정체를 밝혀 도망가고 나중에 손오공이 자신의 탈것을 훔쳐갔다는 것을 깨달은 우마왕이 나찰녀를 찾아와 사정을 알고 손오공을 뒤쫓으면서 6권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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