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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을 읽다가 찾아 본 각국 괴담의 차이점

by 01사금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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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평소에도 괴담이나 공포영화/공포만화를 자주 찾아보는 편이긴 합니다. 그런데 요새는 가공의 귀신 이야기보다 현실 속 무더위와 극한 추위처럼 기함할만한 날씨 변화가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현실 앞에선 귀신도 얄짤없다고 할까... 어쨌든 인터넷 발 괴담을 찾아보면 그 출처가 순수하게 한국에서 나온 것도 있지만 대부분 미국 레딧 아니면 일본 2ch 발 괴담들이 번역된 게 많아요. 그러다 보니 괴담의 소재나 분위기 자체가 나라마다 다른 게 눈에 띄어서 괴담을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것이 우리랑은 다르다고 느낄 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번역 괴담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일본 괴담 같은 경우 어떤 소재는 귀신에 시달리거나 흉가에서 사고가 날 뻔하거나 범죄자에게 당할 뻔한 경험 등 한국에서도 있을 법한 사건들이라 비슷한 느낌을 받기도 하는 반면, 어떤 괴담은 좀 더 설정이 상세하거나 지역색이 강하다 싶은 것도 많았고요. 일본 괴담 중에는 폐쇄적인 특정 지역에서 전해지는 기묘한 전설이나 특정 가문에 얽힌 비밀, 혹은 주술과 관련된 괴담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데 이런 유형의 괴담은 한국 괴담에서는 보기 힘든 종류로 다음과 같은 포스트에서 한국의 괴담과 일본의 괴담에 차이점에 대해서 잘 다뤄주고 있습니다.
https://brunch.co.kr/@onestepculture/40

한국 귀신과 일본 귀신의 차이

귀신과 요괴의 문화심리학 | 오늘은 납량특집입니다. 최대한 안 무서운 사진을 찾았지만 그럼에도 귀신 사진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노약자 및 심신미약자의 주의 바랍니다^^.. 귀신은 무엇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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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괴담은 똑같이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인과관계가 느껴질 부분이 있다거나(예: 흉흉하다고 소문난 집에 이사를 갔는데 거기서 살해당한 사람이 있었다/자살한 사람이 있었다는 암시가 등장), 산이나 숲 같은 데서 겪는 괴담도 한국은 도깨비에게 홀린 듯한 기이한 경험이라면 일본에선 무지막지한 요괴 때문에 목숨의 위협까지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한국 괴담에서는 요물이나 악마처럼 이질적인 존재 자체가 아예 없는 편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귀신이나 살인마 괴담에 비하면 등장 빈도가 적은 편으로 여겨지고요.

이런 한국 괴담과 일본 괴담의 차이점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관점도 있고요.
https://www.instiz.net/pt/4842833

일본의 '원'념 과 한국의 원'한'의 차이 - 인스티즈(instiz) 이슈 카테고리

몇 개월 전에 공포방에 올라온 일본 괴담을 읽었어. 재밌게 잘 읽었는데, 댓글들 내용이 되게 흥미롭더라! 뭐였냐면....한국 공포와 일본 공포의 근본적 차이에 대한 설명과 해석들이 담긴 댓글

www.instiz.net

또 서양 괴담(미국 사이트 레딧 발 괴담)으로 들어가면 일본 괴담과는 다른 공포가 느껴지는데 한국이나 일본 괴담에 등장하는 원한에 찬 귀신보단 악의 혹은 강박증으로 똘똘 뭉친 존재에게 위협을 당하는 케이스가 더 많다고 느껴지는 편. 이런 성향에 대해선 서구 사회 자체가 기독교 문화가 베이스이기 때문에 악마의 존재를 널리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본 적 있고요. 미국 괴담 중 유령 소동 자체는 해프닝으로 여겨질 정도로 살아있지만 뭔 짓을 저지를지 모를 사람이나 정체불명의 무언가(악마?)가 일상을 위협하는 이야기가 많으며 종종 폭력의 수위가 동양 괴담과 다른 정도라고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서양 괴담의 특징에 대해선 다음 기사에서 잘 알려주고 있는 편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15753749

[호기심 연구] 동양의 괴담 vs 서양의 호러 | 중앙일보

한국과 일본은 권선징악으로 일관, 중국·미국은 교훈에 집착하지 않아전형적인 일본 귀신. 한국과 달리 피를 흘리거나 무서운 얼굴을 한 귀신이 아니라 가녀리고 창백한 미녀로 묘사된다. 유령

www.joongang.co.kr

의외로 인터넷에서 접하기 힘든 괴담은 미국이 아닌 유럽 괴담, 중국 괴담과 동남아 쪽 괴담인데, 공포스러움의 정도로 따지면 오히려 동남아 쪽 괴담이 더 무시무시하다는 썰도 있습니다. 유명한 공포영화 중 태국에서 나온 영화가 많은 걸 보면, 한국과는 다른 자연 생태계나 그에서 비롯된 이질적인 문화가 괴담에 끼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까 싶어요. 중국 같은 경우는 원래 요괴나 귀신 설화가 다양한 곳(예 : 요재지이)이라 괴담 또한 많을 것이라 추측되는데 생각보다 찾기 힘든 것을 보면 일본이나 미국 괴담과 달리 번역이 힘들거나 다른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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