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공포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보면서 '서양 공포영화랑 동양 공포영화를 비교하면서 서양 공포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멍청한 짓을 비꼬는 웃짤'이 떠올랐었는데 그 웃짤의 출처가 되는 동영상을 찾았습니다.
https://youtu.be/baTiuuRjqvM?si=hl0KCeCqJQiqcZsr
유튜브에 번역되어 있는 하리쓰 이스칸더 - 미국 공포영화 VS 아시안 공포영화. 이미지 파일로 보다가 영상으로 보니까 배로 웃기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동영상에서도 언급하고 댓글에서 사람들이 언급하듯이 서양 공포영화에선 상황 전개를 위해 억지로 지능을 너프시킨 듯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서양 공포영화가 비주얼이 (끔찍해서) 좋고 수위도 높다지만 가끔 인간들 하는 짓이 이해가 안 가거나 동양의 공포영화랑은 정서가 다르다 싶은 부분도 없지 않아 황당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서양 공포물 중에서 사람 찢어발기는 소위 고어 요소가 많은 영화들인 경우 비주얼과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작위적으로 인간을 그렇게 만들었다 싶은 상황이 많고, 또한 판도라의 상자라 불린 만한 공포의 대상을 불러들이게 된 경위가 실수나 사고가 아닌 자의적인 경우가 많다고 느껴져요. 심지어 이건 정통 공포물만이 아니라 SF물인 (에일리언 시리즈 중 하나인) 『프로메테우스』에서도 등장하는데 알수 없는 생명체를 겁도 없이 건드려 죽음 자초하는 인간들이 이 영화에서도 나오는 편.
위 동영상의 댓글에서도 지적하듯 괜한 호기심이 인간을 죽인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많습니다.
반면 동양 공포영화에서도 관객들에게 발암을 선사하는 인물들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대개 이런 인물들은 황당하고 비상식적인 짓을 해서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니라 귀신이 나오는 장르에서 귀신은 없다고 주장하는 독선적인 행동이나 주인공 혹은 아이의 증언을 자기가 권위가 더 높다는 이유로 가짜 혹은 거짓말로 치부하며 무시해서 자신 혹은 주변의 피를 부르는 인간들일 경우가 더 많을 거 같은데 생각보다 동양 공포영화에서 이런 인간들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보통 이런 인물들은 엑스트라 같은 것으로 등장하여 상황만 악화시키고 떠나는 경우가 더 많을 듯.
또한 공포의 대상이 찾아오는 방법이 다른데 서양 공포영화의 상당수가 괜한 호기심을 주체 못 해서 척 봐도 위험해 보이는 곳을 괜한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바람에 살면서 만나지 않아도 될 존재를 만나는 케이스가 많다면, 동양 공포영화에선 딱히 주인공이 의도적으로 사고를 친 것은 아니며 위험한 상황 자체를 피하려고 노력했음에도 공포의 대상이 기어이 주인공을 제물로 삼기 위해 쫓아오는 경우가 많은 듯 합니다. 서양 공포영화 중에 좀 예외적인 게 공포영화 『유전』이 있는데, 이 영화 주인공들은 안 좋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집안 자체가 악마에게 속박당한 상황이라 주인공들이 손을 쓸 수가 없던 상황이었어요.
공포의 대상을 표현하는 방법도 서양과 동양의 차이점이 있다고 느껴지는데 서양 쪽 공포의 대상이 인간을 좀 더 장난감처럼 여겨 포악한 행동을 저지르며 그 모습도 인간이 아닌 것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 예시로 든 영화 『유전』만 하더라도 공포의 대상은 악마이며, 악마들의 묘사도 영화마다 각각 다른 경우가 많고 에일리언 시리즈 같은 경우는 외계 생명체가 공포의 대상이며,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처럼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사고처럼 특정 형태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오작동을 일으킨 기계가 사람 죽이고 다니는 영화도 있고요. 유령이나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들일 경우에나 인간의 형태인 경우도 있지만.
반면 동양 공포영화들은 일단 공포의 존재가 '귀신'일 경우 일그러진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설령 사람을 해치는 정체불명의 초자연적인 존재라 하더라도 일단은 인간의 몸을 빌려 살인을 저지르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영화는 아니지만 드라마 『손 the guest』의 박일도가 그랬고.
위의 영상은 서양 공포영화랑 동양 공포영화의 차이점이며 영상에서 서양 공포영화에서 공감이 가지 않는 주인공들의 황당한 행적을 깐 거긴 하지만... 가끔 완성도 떨어지는 동양 공포영화에서도 저런 인물들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니고 서양 공포영화라 하더라도 영화 자체의 분위기나 퀄리티가 좋아서 등장인물들의 황당함이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경향이 있어서 특정 공포영화라고 반드시 재미가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황당한 태도가 도를 넘으면 몰입이 깨지는 것은 동서양 공포영화의 공통점일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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