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 3권입니다. 표지의 인물은 저팔계로 이번 3권에서 드디어 저팔계가 나오기 때문이지요. 저번의 내용이 긴고아주로 겨우 손오공을 제압하여 다시 길을 떠나는 소설 버전에 따르면 2권의 초중반에 해당하는 내용에서 끝났습니다. 예전에 다른 만화 삼국지연의를 만화화환 고우영 화백의 만화 『삼국지』를 보면서 느낀 바 있듯, 소설은 한 문장으로 상황을 설명할 수 있지만 만화는 이어지는 그림으로 상황을 묘사해야 하기 때문에 분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서 이 만화 『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도 소설에 비하면 진행이 조금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이 만화 서유기는 중간중간 축약되었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원전 『서유기』의 내용을 상당히 충실하게 옮긴 편이에요.
3권의 내용은 서해용왕 오윤의 아들 옥룡삼태자가 삼장이 탄 말을 삼키는 부분부터 시작합니다. 만화가 원전에 충실하듯 빠지지 않는 삼장법사의 징징거림이 등장하는데 왠지 캐릭터화된 삼장의 이미지는 징징거리는 성격에 약간 더 신경질적으로도 비춰지는 거 같아요. 종종 오공을 야단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그런 거 같습니다. 반면에 오공은 여기서 정말 원숭이와 다를 바 없는 생김새로 나오고, 뭐 실제로도 원숭이 맞지만 왠지 원전보다 더 귀엽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요. 특히 옥룡을 타이르기 위해 관음보살이 나타났을 때 조그맣게 그려져 화를 내는 부분 같은 경우.
삼장의 성격도 더 신경질적인 구석도 있어보이지만 손오공의 성격도 약간 까탈스러워보이는 구석이 있어 보이는데 사원지기로 분장한 토지신의 농담에 버럭하는 손오공을 만류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삼장들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놀고 있네라고 씨부리거나, 토지신이 안장과 고삐, 채찍을 전해준데 고마워하는 삼장이 절을 하며 손오공한테도 인사드리라고 하자 자기는 옥황상제나 태상노군한테도 절을 한적 없다고 화를 내는데 소설에서도 비슷한 대사가 나오긴 합니다만 이 장면에서 토지신이 사라졌는데도 절을 하는 삼장을 보고 데굴데굴 웃던 장면이 나오는 게 축약되어서 그런 듯 합니다.
쓰고보니 왠지 원전 오공의 성격이 정말 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외에도 고로장에 들리며 풍경에 감탄하는 삼장을 보고 십대소녀 같다고 속으로 비아냥거리거리는 등... 이 십대소녀 같다고 하는 건 원전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뒤에 나오는 관음선원에서 벌어진 금란가사 도둑질 사건 역시 만화가 굉장히 내용을 충실히 재현하는데 여기서 빵 터진 것이 후에 가사를 도둑질한 곰요괴 흑대왕 웅비를 잡기 위해 관음보살과 계획을 세우고 요괴도사의 선단으로 변신한 오공이 너무 귀엽게 나와서입니다. 보면 만화에서는 오공이 술법을 부려 꿀벌이나 모기, 다른 물건등으로 변신할 때 오공의 모습을 어느 정도 남겨두는데 선단으로 변신한 오공의 모습은 오공의 얼굴을 둥글게 만들어놓은 거랑 같거든요.
만화 『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의 3권의 마지막은 제가 서유기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오정이 나오는데 붉은 긴 머리에 수염이 덥수룩하고 사람해골을 꿰어 목걸이로 만든 것을 걸쳐 요괴보단 인간에 가까운 얼굴로 등장합니다. 생각보다 얼굴이 검진 않으며 아직은 같은 편이 되지 않고 손오공과 저팔계와 싸우다가 오정이 피신하고 손오공이 남해로 갔다오려고 하는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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