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 5권 감상문입니다. 이 만화 버전은 읽을 때마다 서유기의 내용 중 상당수를 충실하게 옮긴 것에 놀라고 있어요. 물론 만화이기 때문에 소설의 모든 잡다한 이야기를 다 넣을 순 없어서 아예 생략되거나 만화 속 해설 한 문장 정도로 축약되는 부분은 있어도 거의 원본의 내용을 충실하게 이어간달까요? 특히 이번에 등장하는 금각은각대왕 에피소에서 등장하는 저팔계의 개그씬은 만화에서도 잘 나와 있더군요.
5권의 시작은 황포요괴와의 싸움 마무리편에서 시작하는데, 백화수 공주로 변신한 오공이 황포요괴를 속여넘겨 그가 몸에서 제련한 내단사리를 빼앗습니다. 백화수 공주로 변신한 오공이 아이를 빼앗겨 너무 운 나머지 가슴이 아프다고 거짓말을 치자 아픈 것을 진정시켜주겠다며 황포요괴가 건내준 것인데 보통 도교에서 수련하여 얻는 것이라 나오는 이 내단사리를 손오공은 받자마자 삼켜버립니다. 요괴에겐 운나쁘게도 이건 손오공을 레벨업 시켜준 셈인데요.
일찍이 천궁에서 손오공이 난리칠 때 태상노군이 만든 선단들을 모조리 훔쳐먹은 덕택에 손오공의 몸이 강철같아졌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지요. 아마 손오공 장생의 원인도 여기에 있겠지요. 딱히 황포요괴의 내단사리가 어떤 힘을 준다고 나와있진 않으나 어쨌거나 손오공만이 몸호강한 셈. 백화수공주를 고향으로 데려가놓고 요괴술수로 범의 탈을 쓰게 된 삼장을 구해내면서 에피소드가 끝나는데 만화의 오리지널 개그로 삼장이 고맙다며 손오공에게 뽀뽀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그리고 그 전에 삼장을 타박하는 오공더러 사오정이 대신 정중하게 부탁하는 장면까지 빠지지 않고 나와 내심 비중이 적은 사오정의 존재감이 드러나서 좋았달까요. 이런 부분을 축약시키지 않아서 맘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권에서 특히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것은 저팔계인데 보상국 이야기가 끝나서 시작되는 금각대왕과 은각대왕이 나오는 이야기에서 저팔계의 개그씬이 많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도 빠지지 않고 만화 속에서 제대로 살아납니다. 거기다 소소하게 붙잡힌 삼장의 처지를 생각하며 우는 오공의 모습도 빠지지 않고 나오고요.
반면 오계국 에피소드는 초반 부분이 많이 해설로써 간단히 설명되는 특징이 있는데 보림사 절들을 겁주는 이야기는 그대로지만 오계국 태자와 만나는 부분은 설명과 함께 몇컷 정도로 짧게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 건방져 보였던 오계국 태자의 모습이 그저그렇게 넘어갈 수 있을 정도. 물론 원본에서오계국 태자도 손오공의 능력을 알고 많이 겸손해지긴 합니다만...
만화에서 많이 축약된 느낌을 준다하는 부분은 대개 요괴들과 접전하는 부분으로 대개 원본에서 싯구로 묘사되는 부분이고 특히 요괴들과 접전할 때 주인공들이 자신의 내력을 읊거나 무기의 내력을 읊는 행동을 많이 해서 굳이 같은 이야기를 계속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보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번 5권 마지막에 드디어 홍해아가 등장하는데 만화 속의 홍해아는 매우 심술궂게 생긴 꼬맹이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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