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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마가』 감상문

by 01사금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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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다 신조의 소설들은 일단 국내에 번역된 것들을 대부분 접했는데 개인적인 감상만으로 따지자면 장편보단 단편, 혹은 단편 형식의 연작 소설이 더 흥미진진하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미쓰다 신조의 소설은 그 형태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는 느낌인데 기존의 도시 전설, 오래된 전승, 괴담을 토대로 한 초자연적인 공포물과 이런 소재를 차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이 저지르는 범죄가 주제인 범죄물이에요. 후자에 가까운 미쓰다 신조 소설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도조 겐야』 시리즈. 개인적인 관심으로 따지면 범죄수사보단 괴담 쪽이 더 좋기 때문에 미쓰다 신조의 소설 중 최애라 할 수 있는 작품은 단편집인 『붉은 눈』과 『괴담의 집』,  『괴담의 테이프』를 꼽을 수 있어요. 장편소설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노조키메』였고요.



소설 『마가』는 공포물이라고 하기보단 범죄물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한 산골 마을에서 오래 전해지는 기묘한 전설 - 가미카쿠시, 유령,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숲 -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는 하며 주인공 소년인 유마가 겪는 기이한 체험담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후반부에 드러난 반전을 통해 괴담 같은 소재를 적극 차용한 범죄소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줄거리는 대강 어릴 적 소설가였던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살던 소년 유마가 어머니가 부잣집 남자와 재혼하게 되면서 심정적으로 갈등을 빚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유마는 어머니의 재혼에 적응하지 못한 와중에 새로 생긴 삼촌을 잘 따르게 되고, 여름방학 동안 삼촌을 따라 삼촌 소유의 저택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이 저택엔 무언가 이질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고, 유마와 유마를 돌봐주게 된 삼촌의 애인 사토미는 왠지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게 되지요.



저택 안에서 자신들 말고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고 유마는 저택을 중심으로 마을에서 어린아이가 사라지는 가미가쿠시 사건이 여러 번 벌어졌다는 이야기를 확인합니다. 다만 소설 후반부의 반전을 생각해 본다면 소설 속에 묘사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분위기는 결말을 위한 큰 페이크라고도 할 수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주인공의 초자연적인 체험이나 마을에서 전해지는 전설 특유의 오싹한 분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결과적으로 주인공 유마가 위기에서 살아남는데 영향을 준 것도 초자연적인 현상이 도왔기 때문이라 볼 수 있지만. 하지만 후반부 드러나는 진실을 본다면 죽은 영혼들의 원한보다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악의가 더 무섭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까요?  주인공인 유마의 성격마저도 그동안 미쓰다 신조의 소설 주인공과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어린아이답지 않은 어른스러움과 똑똑함이 초반에는 호감이었지만 후반에 가면 이런 애답지 않은 영악함은 주변에 없으면 좋겠다고 느껴졌을 정도예요.

 


 

* 포스트 원본 출처 : https://blog.naver.com/naninkan/22187401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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