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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고전의 부활』 감상문

by 01사금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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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고전의 부활』은 부제목으로 자그맣게 '아시아 판타지 서유기와 문화콘텐츠'라 적혀있었고 책에 실린 목차와 부가 설명으로 『서유기』를 문학이나 역사적 관점만이 아니라 문화 산업적 측면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또 어떤 형태로 변형되고 활용되어 왔는지를 살피는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술적으로 접근한 다른 종류의 책과는 달리 소설 『서유기』가 역사 속에서 어떤 식으로 발생했고 형성되어 왔는지는 그 설명이 프롤로그 부분에 요약되어 설명되어 있지마는 이것으로도 어느 정도 서유기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참고로 소설 『서유기』의 역사적 변천 과정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는 책으로는  『서유기 즐거운 여행』이나 『서유기 고대 중국인의 사이버 스페이스』와 같은 책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소설 『서유기』의 문화콘텐츠로의 활용 가치는 판타지 문학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한 문화 산업의 대두, 중국과 유사한 부분을 공유한 문화와 거대한 중국 시장, 소설 『서유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으로 인한 여러 개발 가능성인데 여기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디즈니 산업을 예시로 들며, 문화 콘텐츠 영역에서 문화의 발생지와 상품의 개발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대목입니다. 설령 디즈니가 백인 중심주의나 서양 내의 편견이 진하다고 하는 둥 비판을 많이 받긴 해도 최근에는 상당한 변화를 보여주면서 다양성을 확보하여 과거의 모습을 극복하고, 또한 대중적으로 여러 나라에 어필하는 등 훌륭하게 만들어진 문화 상품인 경우 국적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그것이 사람들에게 파고들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으로 대놓고 정치적인 사상을 담은 것이 아니라면 특정 문화 콘텐츠에 과대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소설 『서유기』 역시 세부적인 면으로 들어가면 자국인 당나라에 대한 우월성을 확보하는 대목이나 이국을 배경으로 하면서 당시 작가들의 정보의 한계로 인해 중국적인 요소를 차용하는 면이 없진 않으나 이런 건 오히려 당시 서유기를 형성한 작가들(『서유기』의 저자가 오승은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논의의 대상이며 정확하게 서유기도 삼국지와 비슷하게 수많은 작가와 이야기꾼들에 의해 이야기가 쌓이고 합쳐진 소설이라고 해석해야 할 듯)의 시대적인 한계에 불과할 뿐이라고 봐야 합니다. 서유기가 쓰였을 당대를 생각해본다면 타국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었을 것이라는 것은 판단이 가능하며 오히려 인간이 가진 상상력을 소설 속에 펼쳤다는 것이 드러나 『서유기』의 환상적인 면모는 시대와 국경을 막론하고 현대인들에게 충분히 먹혀들며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되기까지 하니까요.



책에서 설명하는 서유기를 모티브로 하는 작품들, 단순히 영화나 드라마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어린 시절 많이 보고 자란 『드래곤볼』과 같은 일본 만화는 물론이요, 우리나라의 『날아라, 슈퍼보드』와 같은 애니메이션 등을 대표로 꼽을 수 있는데 의외로 한일의 만화가들이 이 서유기의 요소를 차용하거나 변형하여 새로운 작품을 선사한 경우가 많으며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도 서유기의 기본적인 형태와 구도, 캐릭터 특성이 후대의 작가들에게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주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설명하기를 서유기의 기본 스토리 형태는 현대의 에피소드 위주의 드라마 시리즈들처럼 (예를 들자면 미국 드라마 『CSI』 시리즈 같은 것) 비슷한 플롯이 반복되는 전체적으로는 이어지는 이야기이나 하나의 에피소드를 보면 완결성 있는 형태로 완성되어 있으며 그때마다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도 변형에 큰 장점이 된다는 측면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저도 그동안 서유기를 읽으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서유기의 플롯-목적 완수를 위해 주인공들이 모험을 떠나고 새로운 적을 만나 그것을 물리치는 구도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크며, 서유기의 공간적 배경인 천계인 하늘과 이승의 구역인 땅, 명계와 용왕들의 바다처럼 지하로 구분되는 삼계가 존재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어져 있는 특성을 통해 알 수 있는 옛 중국인들의 세계관이나 에피소드마다 만나는 인간들의 문제점을 통해 작가가 비판하고자 한 당대의 시대 상황 정도는 이미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는데 반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주인공들의 특성, 즉 손오공과 삼장법사, 저팔계와 사오정의 성격은 이것이 단순 주인공이라 특징적인 개성을 부여한 것만이 아니라 이들의 대표적인 특성이야말로 하나의 구도자의 모습에서 갈라진 것이라는 해석은 처음이라는 점입니다.



즉, 삼장의 이상주의적인 면모와 유약한 행태, 손오공의 강함과 완벽하지만 자기중심적인 측면, 저팔계의 여러 욕망과 추태, 사오정의 얌전하고 충실한 성격들은 전부 합치면 경전(목적)을 위해 떠나야 하는 한 인간의 여러 가지 측면을 나눠가진 것으로 이들이 요괴이지만 구도자로써 과거의 야만적인 성질을 버리고 목적을 완수하는 것은 인간 내면의 욕망과 나약함의 극복을 상징하며, 또한 그들이 맞닥뜨리는 요괴들의 특성을 살펴볼 때 식욕과 성욕 같은 기본적인 인간의 욕망부터, 약자를 탄압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에선 과시욕과 권세욕을 통해 단순 비판과 풍자만이 아니라 이 요괴와 적대자들 역시 인간 욕망의 적나라한 모습을 담음으로 서유기의 구도 자체가 인간의 성장 자체를 상징하고 있다는 해석으로 어쩌면 재미있는 환상소설인 서유기가 심리학적 관점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보인다는 점으로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포스트 원본 출처 : https://blog.naver.com/naninkan/221046734286

 

<서유기 고전의 부활>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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