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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 6권 감상문

by 01사금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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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 6권 감상문입니다. 전권에 이어 홍해아편이 계속 이어지는데 소설판으로 보자면 홍해아 이야기는 4권 마지막 부분에서 5권 초중반까지에 해당하는 이야기에요. 만화책이 소설판보다 한권 정도씩 전개가 느려진다고 보면 될 듯. 홍해아 이야기도 원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다 내용이 다채로운데 삼매진화라는 기이한 술법 때문에 사해용왕을 부르지만 실패하여 연기에 손오공이 된통당할 뻔한 이야기, 관음보살로 변신한 홍해아에게 저팔계가 잡힌 이야기, 우마왕으로 변신한 오공이 홍해아를 속여넘기려다 실패한 이야기 등 내용이 변화무쌍하게 전개됩니다.

만화에선 이 이야기들 중 중요부분이 빠지지 않고 묘사되고 있어요. 거기다 더불어 만화 특유의 개그로 첨가되는 부분들이 볼 만한데 홍해아의 덫에 걸린 줄도 모르고 삼장 일행이 어렴풋이 모두 심란해할 때 사오정은 왠 담배를 물고 초조한 분위기를 내보이기까지 합니다. 홍해아의 고송간 동굴을 찾아간 손오공이 나오지 않으면 동굴을 아스팔트로 만들어버리겠단 으름장에 홍해아가 토지개발공사에서 나왔느냐는 말을 하는 등 꽤 현대적인 개그가 가끔 삽입되어 있어요. 예전에 읽은 고우영 화백의 만화 삼국지에서도 시대는 후한 말임에도 현대적인 요소가 종종 삽입되어 있던 것처럼 이것은 황당한 게 아니라 개그만화 특유의 과장법이라고 보면 될 듯 해요.

보면 인물들의 묘사에서도 좀 더 캐릭터가 보강된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손오공이 삼매진화의 연기를 피하려다 물에 빠져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사오정이 손오공이 죽은 줄 알고 통곡하는 모습은 심각한 상황인데도 귀엽기까지 해요. 거기다 손오공이 정신을 차린 뒤 스승을 구해내지 못한 것에 슬퍼하며 통곡하는 것을 달래며 몸을 부축하는 것도 사오정입니다. 원작에서 손오공이 저팔계와 죽이 잘맞으면서 아웅다웅하는 것과는 달리 사오정과는 대립점이 없이 서로 챙겨주는 면모를 많이 보이는데 왠지 그림으로 보니 이 둘 사이가 더 애틋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저팔계 같은 경우는 만화나 원본이나 개그씬을 담당하는 캐릭터이기도 한데 만화 특유의 오리지널 개그를 상당수 담당하는 것도 저팔계에요. 차지국 마지막편에서 손오공이 국왕을 타이르는 장면에서 오공이 국왕더러 안질에라도 걸려 제대로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이냐며 안과라도 찾아가라고 하자 뒤에서 낄낄거리며 안질 걸린 놈이 앞이 안보이는데 어떻게 안과를 찾아가느냐며 사오정과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거기다 통천하 에피소드 초반편에 길을 가면서 배가 고픈 나머지 투덜거리며 자긴 쓰러져 죽기는 싫다고 생명보험도 뭐도 싫다며 그런 건 사후약방문이라고 말하자 사오정이 그상황은 죽은 자식한테 보약먹이기라는 말이 알맞다고 하는데 어떻게 죽은 자식한테 보약을 먹이냐며 말장난을 해대는 장면도 나오고요. 거기다 진가장에 들렸을 때 초대된 승려들을 괜히 건드려 소동을 일으키는 것도 저팔계입니다. 

소설에선 그저 오공, 팔계, 오정을 본 승려들이 지레 놀라 도망가는 것으로 나오지요. 원본 소설 속의 개그씬도 빠지지 않아 이번 6권 마지막에서는 영감대왕을 쫓아 물속으로 들어가려는 오공을 골리기 위해 자기가 그를 업겠다고 하다가 도리어 나중에 혼나는 장면도 나오는데 만화 묘사에 의하면 손오공이 '눈치 9단'이라 역으로 저팔계를 혼내주기 위해 수를 쓰려는 장면에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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