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의 여행』 5권, 드디어 마지막권 감상문입니다. 이번 5권에서는 일반적인 『서유기』 번역본 8권에서 10권까지 분량이 다 들어있는데, 축약본이긴 하지만 꽤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다만 이쯤에서 내용이 약간 재미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도 끝에 다가가면 다른 번역본도 마찬가지인 점이 있습니다. 나름 끝을 달려가서 그러는지 한번 조력자로 나오던 인물들이 다시 나오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이십팔수 자리의 별짐승들이나 용왕 아들 마앙 태자가 코뿔소 요괴를 해치울 때 도와주기도 하며, 단순 요괴를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손오공 일행이 거치는 나라의 사람들이 겪는 곤란을 풀어주기도 하고 요괴 아닌 인간들로 인해 겪는 고난을 해결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약을 합니다.
하지만 개성은 역시 요괴들에게 있기 때문에 요괴가 등장하지 않고 인간들의 문제만을 해결하는 내용들은 약간 읽는 재미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번 들렸던 통천하에서 도움을 준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등의 이야기도 등장하여 지난 이야기의 감회도 느껴지고요.
이렇게 해서 결국 불경을 얻고 속세의 껍질을 벗어던진 채 각각 부처로 승격한 그들은 당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삼장법사에게 있어선 본래의 고향인 영취산으로 돌아가는데, 따지고 보면 삼장을 제외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백마들은 본디 천계 쪽 인물에서 자격을 박탈당했다가 다른 곳에 새 지위를 거머쥐게 된 셈입니다. 일종의 인간승리? 아니 요괴승리일려나요.
『서유기』는 『삼국지연의』와 함께 양대고전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삼국지연의』의 결말이 씁쓸한 결론으로 여러 가지 해석을 남긴다면, 『서유기』는 단연코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입니다. 그래서 『서유기』는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는 소설인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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