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의 여행』 4권 감상문입니다. 압축본이기도 하려니와, 원래 『서유기』 내용이 스피디한 감이 있어서 일찍 읽게 되는 편입니다. 이번 4권은 우마왕과 나찰녀의 이야기에서부터 보물을 훔쳐간 구두충 이야기, 나무정령들에게 삼장이 붙들려 시를 읊는 말장난스러운 에피소드와 부처님 흉내 내는 황미대왕, 한번 쉬어가는 듯한 간단한 구렁이 퇴치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주자국에서 금모후와 싸우는 이야기, 반사동 거미요괴와 지네요괴 백안마군 퇴치, 사타동의 세 요괴와 싸우는 이야기, 그리고 비구국의 제물로 바쳐진 어린아이들을 구하는 이야기 초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권 안에 엄청나게 빠듯한 이야기들이 가득 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비구국 아이들 이야기는 8권에 해당되는 이야기지요. 재미나게 읽기야 했습니다만 역시 압축본이라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달까요?
스펙터클한 재미도 있고 깨알같은 개그장면이 많았던 우마왕 이야기는 짧게 끝날 수밖에 없는데 『서유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우마왕은 여러 매체의 『서유기』 작품에서 최종보스로 다뤄진 적이 있는지라 이름은 들어본 적 있을 텐데 아마 이 버전의 책을 처음 본다면 너무 쉽게 끝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네요. 초반 손오공의 의형제 맺는 이야기나, 홍해아에서 여의진선과의 접점을 생각해 본다면 의외로 우마왕이 가장 많이 예고가 된 인물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들은 빠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다만 사타동 세 요괴 편의 요괴를 설명하는 시 부분에서 탈자가 하나 있어요. '푸른 털 사자라네'라는 설명에서 '사'자가 빠져 사람들이 사타동의 첫째 요괴의 정체를 다른 요괴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청모사자, 문수보살의 탈것입니다. 둘째는 금색상아를 가진 하얀 코끼리, 셋째는 대붕인데 특이하게도 막내인 대붕이 이 중에서 가장 강한 편입니다.
『서유기』를 읽었을 때 제일 재밌는 부분이 우마왕편부터니까 이번 4권은 『서유기』의 가장 재미난 부분을 모아놓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9권에 해당되는 내용부터는 이야기가 끝이 다되어가서인지 요괴의 매력도 떨어지고 약간 기세가 꺾이는 느낌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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