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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 12권 감상문

by 01사금 2024.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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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진본 서유기』 드디어 마지막권입니다. 1~11권까지의 표지는 각각 주인공 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반해 이번 마지막 12권의 표지는 등장인물 네 사람하고도 말 한마리까지 전부 나왔습니다. 전 11권이 코뿔소요괴들에게 삼장이 붙잡히는 이야기로 끝났고, 그를 구하러 간 제자들 중 오정과 팔계까지 요괴들에게 붙잡히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오공은 도움을 받기 위해 하늘의 두우궁으로 올라가고 태백금성으로부터 요괴의 정체와 사목금성의 지원을 받으라는 충고를 받는데요.

특이하게도 여기선 요괴들이 물소요괴로 묘사가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오리지널로 삼장, 팔계, 오정이 붙잡혀 있는 동안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혈액순환에도 좋다고 농담하는 일행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요괴들을 물리치고 드디어 천축국 수도로 들어선 일행은 이번엔 포금선사에서 요괴에게 쫓겨난 공주의 사정을 그곳의 주지승으로부터 듣게 되고 통관문첩에 확인을 받고 공주의 정체도 알아낼겸 성안으로 들어섰다가 요괴가 던진 당천혼 공에 삼장이 맞게 되는데, 여기서 일반인들의 옷차림은 이국적인 편이지만 왕실의 옷차림은 왠지 중국의 그것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긴 서유기 자체가 판타지 소설이다보니 등장하는 나라의 대다수도 허구에 가깝고, 다른 서유기 작품의 삽화에서도 거의 중국풍으로 그리긴 하니 상관은 없을 듯도 해요. 여기서 재미난 게 공주가 요괴란 게 들통나고 손오공과 공중에서 싸우는데 옷을 벗는다는 묘사는 직접 나오지 않지만 밑에서 시녀들이 공주가 옷을 발가벗었다며 놀라는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손오공과 요괴가 싸우다가 달의 태음성군이 나타나 싸움을 제지하며 진상을 이야기해주는데 여기서 묘사되는 옥토끼의 모습은 진짜 토끼의 형태가 아니라 토끼 귀를 닮은 장식을 머리에 얹은 선녀의 모습으로 묘사되었어요. 천축국 공주의 전생이라는 소아선녀의 모습도 토끼귀 비슷한 장식을 머리에 얹은 선녀의 모습이며 그녀가 옥토끼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진짜 뺨을 때리는 게 아니라 여자 둘이 악다구니 쓰며 싸우는 듯 익살스럽게 묘사되었습니다. 그리고 항아선녀를 만나 추태를 부리는 팔계의 모습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데 여기선 진짜 성추행처럼 묘사되었어요.

그리고 서유기의 삼장일행이 겪는 마지막 고난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당태종 저승행만큼이나 싫어하는 구원외 일가 이야기인데, 원작에서도 짜증이 치솟고 재미없는 이야기인만큼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서 휙휙 넘겨버린 경향이 큰데요. 솔직히 여기선 더 덧붙이고 재미나게 할 것도 많이 없고 대신 길을 떠나면서 실실 웃는 오공을 삼장이 장난스럽게 꾸짖자 오공이 애교를 부리며 뒤에서 엉기는 모습이 볼만했습니다.

드디어 종장에 다달아 금정대선의 집에 머물고 능운도를 건너게 되는데 능운도의 뱃사공 이름이 여기선 '나무보당광왕불'로 나옵니다. 드디어 그새 머리가 하얗게 샌 듯 한 부처님을 배알하고 무자진경 소동이 있고 나서 제대로 된 진경을 받은 후, 떠나는데 삼장의 고난을 기록한 첩자를 관세음보살이 확인하는 부분에선 그 구절이 만화로 묘사가 아닌 네페이지에 글 그대로 옮겨져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의 부탁으로 팔대금강이 그들을 통천하에 떨어뜨리고 자라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해 물속에 빠지는 등 고난을 겪다가 진가장 사람들을 만나고 말리던 경전을 거두는데, 여기서 팔계의 실수로 한장이 찢어지지만 여기서 손오공이 하나가 부족한 미완성이야말로 진리라는 설득을 하자 되려 팔계가 자길 위로하려고 하는 말인줄 안다며 새침하게 굽니다. 

거기다 정과를 이룬 몸이라 더 이상 식욕이 나지 않아 진가장 사람들이 대접하는 음식도 많이 먹지 않은 팔계는 이제는 충만함보다 부족함의 여유를 찾겠다는 둥 개그센스를 잊지 않지요. 그리고 팔대금강이 다시 구름에 그들을 태우고 장안에 도착하는데 당태종 일행을 제외하고 그들에게 칭송을 받으며 경전을 전수해준 뒤 팔대금강의 부름에 따라 하늘로 날아갑니다. 그리고 삼장, 오공, 오정, 팔계와 용마는 각기 부처로 봉해지고 오공의 긴고아테가 저절로 사라지는데요. 모든 임무를 완수한 그들이 부처님과 함께 황혼쪽으로 걸어가면서 이 만화의 기나긴 여정은 드디어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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