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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서유기 추론 -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은 어쩌다 원숭이가 되었을까?

by 01사금 2023.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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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서유기'를 오랜만에 읽다가 갑자기 의문점이 생겨나서 집에 있는 서유기 연구서들을 뒤적거리며 자료를 찾다가 나름 생각을 정리해서 쓰는 글입니다. 개인적인 추론이므로 확실한 것은 아니며 나름의 해석입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서유기' 항목.



본디 소설 '서유기'는 당태종 시기 승려 현장 삼장이 제대로 된 불교 연구를 위해 출국 금지 명령을 어겨가면서 서천행을 감행하고 인도에 도착하여 그곳에서 다양한 불경을 접하고 공부한 뒤 십여 년 끝에 귀향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또 거기에 삼장이 남긴 기록인 '대당서역기'와 삼장의 제자들이 기록한 삼장의 일대기인 '대자은사삼장법사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록과 삼장의 여행기에 덧붙여진 여러 이야기가 송대에 이르러 '대당삼장취경시화'라는 작품으로 완성되었고 이것이 현재 우리가 읽고 있는 소설 백회본 '서유기'의 원형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용 출처 : 『서유기』 즐거운 여행 - 유용강 저, 나선희 역) 


하지만 현재 우리가 읽는 백회본 소설 '서유기'와 송대의 '대당삼장취경시화'는 세부적으로 차이가 많은데 가장 큰 특징이라면, 삼장이 원래 주인공이었던 것이 후대로 갈수록 원숭이 요괴 손오공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손오공' 항목.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기는데 어떻게 해서 '원숭이' 형태를 띤 괴물이 삼장법사의 제자가 되어 등장했는가. 하지만 책에서조차 어떻게 해서 요물 원숭이와 괴물 돼지가 삼장의 제자로 들어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하는데 (내용 출처 : 『서유기』 즐거운 여행 - 유용강 저, 나선희 역) 이 부분에 대해선 본래 중국 신화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짐승 형태를 띤 신적인 존재들의 설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이 가능합니다.


원래 역사 속에서도 현장 삼장이 출국 금지 명령을 어기고 국경을 벗어나면서 동행한 이들이 있었으나 그들 중 상당수는 중간에 귀향하거나 사정이 생겨 이별하는 등 헤어지게 되는데(내용 출처 : 대산 세계문학 '서유기' 10권 부록. 역사 속의 현장법사 - 스가와라 아츠시 저), 삼장의 서천행에 실제로 동행한 이들이 누구인지, 제자가 몇 명이었는지는 정확한 기록은 없다고 합니다. (내용 출처 : 『서유기』 즐거운 여행 - 유용강 저, 나선희 역) 


다만, 서천행 초반에 삼장을 수행하다 사라진 소그드인 '석반타'가 손오공의 모델일 것이라 추측하는데(내용 출처 : 대산 세계문학 서유기 10권 부록.  『서유기』의 탄생과 변천 과정 - 임홍빈 저) 그렇다면 '석반타'라는 의문의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이야기 속에서 원숭이로 변화하였는가 이 부분에 대해선 중국 신화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신마적인 요소와 요괴의 형태들이 중간 과정에서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삼장을 보호하고 따르는 제자로 원숭이 형태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책에서찾아보면, 손오공의 모티브에 관한 여러 가지 설 중 인도 신화 '라마야나'의 원숭이신 하누만과 중국 신화 속 원숭이신 무지기의 요소가 섞여 들어갔을 것이며 이에 대해 인도 신화와 중국 토속 신화의 알력이 작용했을 것이란 설명이 있습니다.


또 삼장을 보호하던 제자 석반타를 칭하는 명칭 중 '호승(胡僧 : 오랑캐 승려)'에서 '오랑캐 호(胡)'가 '원숭이 호(猢)'와 같은 발음이며 '승려 승(僧)'자가 '원숭이 손(狲)'자와 발음이 비슷하여 원숭이 승려가 삼장법사를 보호했다는 전설을 파생시켰다는 설명이 존재하고요.


그리고 손오공의 자유로운 성격과 영웅적인 형상이 완성된 것은 소설 백회본이 완성되었을 당시 혼란스러운 명말의 분위기에도 원인을 찾을 수가 있는데, 대중이 바라는 영웅의 모습이긴 하지만 당시 시대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그것이 인간의 형태가 아닌 원숭이의 형태로 완성되었을 것이라는 것. (내용 출처 : 대산 세계문학 서유기 10권 부록. 작품 해설 『서유기』의 탄생과 변천 과정 - 임홍빈 저)

이미지 출처 위키백과 '손오공' 항목.


자료들을 대략 살펴볼 때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이자 삼장법사의 제자인 손오공이 원숭이가 된 이유에는 인도 신화 속 요소가 당시 중국에 수입되면서 이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인도' 여행을 떠났기에 인도와 관련이 있는 삼장의 일대기와 그 일대기 속 미스터리한 제자의 형태와 결합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본래 존재하는 중국 신화 속 요괴 설화가 어느 정도 '서유기'의 완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요. 또한 '서유기'의 저자가 소설 속에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전달할 때 시대적인 검열을 피할 용도로 의도적으로 '인간' 주인공이 아닌 '짐승' 형태 그것도 인간과 닮은 원숭이 형태의 주인공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 포스트 원본 출처 :  https://blog.naver.com/naninkan/221362772119

 

제멋대로 서유기 추론 -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은 어쩌다 원숭이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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