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언으로 읽는 삼국지』 감상문

by 01사금 2025. 3. 11.
728x90

도서관에서 빌려온 『명언으로 읽는 삼국지』는 노란 책표지가 눈에 띄기도 했고, 책 저자가 『삼국지』 연구 분야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이나미 리츠코 여사였으니 읽어서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명언으로 읽는 삼국지』라는 제목 답게 이 책은 『삼국지연의』의 인상적인 글귀들을 뽑아서 해석하고 그 글귀나 문장이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이삼페이지 내로 설명해주는 책인데 설명은 문장의 해석문을 제일 첫부분-제목에 해당되는 부분-에 놓고 바로 아래 원문 한자를 놓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쪽 문단에 이 문장이나 글귀가 연의의 어느 부분에 등장하며 그 문장을 읊은 이가 작가인지, 아니면 등장인물 중의 하나인지를 설명해주고 그런 글귀가 나오게 된 배경과 그에 해당되는 『삼국지연의』 속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해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짤막하게나마 『삼국지연의』를 재탕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는데 친절하게도 단순 『삼국지연의』의 내용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삼국지연의』내에 등장하는 문장이 아닌 연의가 다른 서적에서 인용한 문장일 경우 그 출처가 어찌되는지 설명하는데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춘추좌씨전' 아닌가 싶네요.


또 연의의 기록과 정사의 기록은 어떤 차이가 나는지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연의의 베이스가 정사 『삼국지』에서 많이 근거하기 때문에 여기 등장한 '명언'들 중에는 정사 『삼국지』의 기록과 겹치는 구석이 많으며 그외에도 여러가지 사료가 참고자료로 등장합니다. 이렇게 읽으면서 『삼국지연의』의 내용을 되새기기도 하고, 저자인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를 만들어나갈 때 어떤 자료들을 참조했는지 대강 추측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단순 연의의 내용을 재탕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의 저자인 이나미 리츠코 여사의 인물 해석도 곁들여져 읽는 재미가 난다고 할까요. 제갈량의 범상치않은 능력과 동시에 인간적인 근면성실함이나 관우같은 무인에게서 보이는 의외의 순박함, 연의에서 가장 근사하게 묘사되는 조운의 전투나 바보같아보여도 그 그릇이 남다르다는 유비의 본모습 등등... 하지만 이런 주요인물 말고도 『삼국지연의』의 비극적인 끄트머리를 장식한 인물들에 대한 해석이 남다른데요.


예컨대 오나라의 마지막 군주 손호의 발광스런 면모에서는 멸망의 기운을 감지한 나머지 자포자기하는 심정에서 비롯되었을 거라는 해석이 제법 그럴싸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실려있는 해설을 본다면, 저자인 나관중이 등장인물의 개성을 살리고 이야기를 얼마나 다채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달까요. 과연 스테디셀러 작가 중 으뜸이라고 해야 하나... 책의 끝부분에 『삼국지』 등장인물 사전도 실려있으니 이것도 참고자료로 쓰기에 좋을 거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