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 1권 초반 손오공이 요괴들에게 이름을 떨치게 된 후 다른 요괴 대왕 여섯명과 의형제를 맺고 그들을 자신의 형님으로 모시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손오공이 형님으로 모시게 된 요괴대왕 여섯을 보통 육대마왕이라고 칭하는데 백회본 소설에서는 육대마왕은 큰 비중은 없이 손오공이 천계에서 내려온 뒤로 여러 요괴 마왕들과 의형제를 맺었다 정도로만 나오고, 손오공이 여래에게 제압당한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자세히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우마왕만이 아들 홍해아 이야기로 부인 나찰녀와 함께 다시 등장할 뿐.
그런데 백회본 서유기를 각색한 드라마 2010 『절강판 新서유기』에서는 육대마왕의 일부 멤버가 초반 에피소드에서 비중있게 등장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백붕여왕(붕마왕)과 교마왕이 황금 단약을 두고 다투다가 그것을 화과산에 떨어뜨리면서 손오공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며 손오공의 반란 때는 의형제들이 천계의 군사들에게 제압당하는 모습도 보여주는데 후에 백붕여왕은 백골요괴로 다시 등장하고, 교마왕은 서량녀국 편에서 여왕으로 환생했다는 약간의 암시를 줍니다.
* 참고로 쓴 사진은 드라마 2010년 『절강판 新서유기』 영상 캡처본입니다.
첫째 우마왕[牛魔王] 평천대성[平天大]
우마왕은 이름 그대로 소 그것도 거대한 하얀 소가 변한 요괴로 손오공의 설명에 의하면 의형제들 중에 첫째입니다. 나찰녀 사이에서 아들 홍해아가 있고, 후에 나찰녀와 헤어진 뒤 옥면공주와 동거하게 되지요. 옥면공주의 정체는 너구리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여우로 묘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째 교마왕[蛟魔王] 복해대성[覆海大聖]
교마왕의 교는 신화 속 동물인 교룡의 '교蛟'와 한자가 같으며, 드라마에서도 용으로 묘사됩니다. 드라마 『절강판 新서유기』에선 삼장일행이 서량녀국에 들렸을 무렵, 손오공 입으로 서량녀국 여왕이 자신의 의형제였던 교마왕과 닮았다고 언급하는데 배우가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도 드라마만의 오리지널로 여왕과 삼장법사와의 멜로라인이 두드러지지요.
셋째 대붕마왕[大鵬魔王] 혼천대성[混天大聖]
정체는 신화 속 동물인 대붕으로 『절강판 新서유기』에서는 '백붕여왕'이란 호칭으로 나옵니다. 이름 그대로 하얀 대붕이 본체이며 드라마만의 각색으로 백호령 에피소드에서 백골요괴가 되어 손오공 일행을 막아서지요. 참고로 원작에선 대붕마왕과 백골요괴는 전혀 상관없는 요괴입니다.
넷째 사타왕[獅拕王] 이산대성[移山大聖]
사타왕의 '사獅'는 사자를 뜻하는 한자. 사자요괴로 추정됩니다. 드라마에서는 딱히 큰 비중은 없습니다.
다섯째 미후왕[獼猴王] 통풍대성[通風大聖]
'미후'란 단어 자체가 원숭이를 뜻하는 건데, 이 요괴는 서유기 중반에 등장하는 육이미후랑은 관련없는 듯. 드라마에선 딱히 비중이 없습니다. 참고로 『서유기』 내에서 손오공도 종종 '미후왕'이란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때의 한자는 '美猴王'으로 다섯째 대왕인 미후왕과는 다르며, 손오공의 '미후왕'은 멋진 원숭이왕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섯째 우융왕[湡狨王] 구신대성[驅神大聖]
우융왕의 첫번째 글자 '우湡' 앞의 물수변을 빼면 '우禺'는 긴꼬리 원숭이를 뜻하는 말이 됩니다. '융狨'은 명주원숭이를 뜻하는 말이므로 이 요괴 역시 원숭이 요괴라고 추측됩니다. 역시 드라마에선 비중은 없습니다.
막내 미후왕[美猴王] 제천대성[齊天大聖]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으로 천계군사들을 말아먹는 위엄을 보이는 손오공은 놀랍게도 이 마왕형제들 중에서 가장 막내입니다. 좀 더 덧붙이자면 별칭으로 붙은 무슨무슨 대성이란 이름들도 하늘에 맞먹는다는 뜻을 자칭한 손오공처럼 하나같이 하늘을 평정한다, 바다를 뒤엎는다, 하늘을 혼탁케 한다, 산을 옮긴다, 바람을 꿰뚫는다, 신선을 몰아낸다는 뜻으로 하나같이 위엄과 오만이 가득한 이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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