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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에피소드의 유사성 2. 금두산 독각시대왕과 소뇌음사 황미대왕 에피소드

by 01사금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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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서유기'의 에피소드 상당수가 삼장의 고기(인육), 혹은 정기를 노리는 요괴들이 함정을 파고 삼장을 속여 납치, 그리고 그것을 구하러 가는 오공과 동생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같은 구도의 에피소드가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 그중에선 삼장 납치-오공이 구원하는 구도를 벗어나 독특한 느낌으로 구성된 에피소드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1편 포스트에서 다룬  차지국 에피소드가 서유기의 일반적인 클리셰를 벗어난 에피소드라면 이번 포스트에서 다루는 금두산 독각시대왕 에피소드와 소뇌음사 황미대왕의 에피소드는 삼장이 요괴들의 덫에 걸려 오공이 구원하는 아주 전형적인 에피소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두 에피소드의 면면을 살펴본다면 전형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에서 전형적인 면모를 벗어났다는 데서 공통점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금두산 독각시대왕 에피소드와 소뇌음사 황미대왕 에피소드의 유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오공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요괴의 덫에 걸린 삼장 일행.

- 시주를 얻기 위해 떠나기 전 오공이 친 요괴를 막는 진을 벗어나 저택으로 꾸며놓은 독각시대왕의 함정에 들어가는 삼장 일행.
- 뇌음사를 흉내낸 소뇌음사를 수상쩍게 여긴 오공의 충고를 무시하고 절 모양을 한 황미대왕의 함정에 들어가는 삼장 일행.

2. 요괴의 보물에 무력해지고 지원군을 청해온 손오공. 

- 독각시대왕의 금강탁에 여의봉을 빼앗기고 대신 나타태자를 비롯 불과 물, 벼락의 신들을 청해오는 오공. 
- 황미대왕이 던진 바라에 갇힌 뒤 이십팔수를 비롯 현무진군과 국사왕보살에게 도움을 청한 오공.

3. 보물에 의해 공격이 모두 막힌 상황이 초래됨.

- 독각시대왕의 고리 금강탁에 의해 모든 무기를 빼앗기고 그것을 되찾으려는 싸움이 벌어짐. 
- 황미대왕의 후천대에 지원군이 모두 잡히는 바람에 그들을 구해내는 싸움이 벌어짐.

4. 보물과 요괴의 진주인이 나타나 상황을 해결.

- 독각시대왕의 주인인 태상노군이라는 것을 알고 그에게 청하여 요괴를 제압. 
- 황미대왕의 주인인 미륵보살이 오공 앞에 나타나 요괴를 제압.

5. 요괴의 진정한 목적. 

- 독각시대왕은 삼장을 잡아먹는 것도 이유였지만 실은 천계를 뒤엎은 오공과 겨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음. 
- 황미대왕은 삼장일행을 대신해 자신이 정과를 이루고 싶었음.

독각시대왕과 황미대왕은 단순 삼장을 잡아먹어 수명을 늘린다는 1차원적인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에 드라마로 각색되었을 때에도 두 요괴 다  좀 더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릭터로 재창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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