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절강판 新서유기』도 마지막 회까지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의 에피소드를 전반적으로 훑어본다면 알 수 있지만 후반 에피소드 중 원작의 지용부인 에피소드 정도를 제외하면 사타동 이야기와 천축국 이야기 사이에 있던 다른 에피소드들인 비구국 이야기나 멸법국 이야기나 봉선군 가뭄 해소 이야기, 요괴 남산대왕 에피소드나 옥화현에서 구령원성 및 사자요괴와 맞닥뜨리는 이야기나 부처님을 사칭한 코뿔소 요괴 이야기는 거의 생략된 걸 알 수 있는데요. 천축국 공주로 변신한 옥토끼 이야기는 드라마 특유의 각색이 진행되어 마지막에 월궁의 주인 항아만이 아니라 관음보살까지 강림하여 옥토선자를 타이르는 것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처음엔 천축국 공주의 성정이 지적되었으나 성장을 보이고 옥토선자의 원한이 풀리는 장면이 삽입되었습니다. 천축국 이야기가 끝나면 원작에서는 구원외 일가 때문에 곤란을 겪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재미없고 짜증 나는 이야기는 그냥 생략된 채로 방영돼서 다행이란 생각이. 이후 뇌음사에 도달한 삼장일행은 속세의 육신을 벗어나 성불하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불경을 얻어 돌아가는데 아난과 가섭이 뇌물을 요구하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데 원작의 이야기에서 이 부분은 일종의 풍자, 당시 오승은이 살던 시절에 뇌물을 요구하는 관행이 만연한 것을 비판했던 거라면 여기에선 글자가 없는 무자진경과 유자진경의 차이점에 대한 언급으로 더 부각되는데요.
드라마의 비유대로라면 도라는 것은 결코 말로써 설명하기 어렵다지만 글자가 있는 경전인 유자진경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구제하기 위해서 직접 수고를 한 것이고, 사람의 노고에는 보답이 응당 따라야만 가치가 있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라는 건데 왠지 이것은 현재의 저작권 같은 개념과 일맥상통해 보입니다. 저팔계에게 손오공이 일러주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을 드러내는데 열심히 책을 썼는데 공짜로 마구 가져가버리면 누가 책을 쓰겠냐는 말이 그 말이지요. 이렇게 해서 진경전을 얻은 삼장일행을 81 고난의 수를 하나 더 채우기 위해 통천하 부근에서 사대금강들이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는데 여기서 통천하의 주인인 자라와 만납니다.
원작에서는 그가 대신 강 중반까지 실어주다가 자신이 언제 인간이 될 수 있냐고 부처에게 물어봐달라는 부탁을 삼장이 잊어버린 것을 알고 물에 빠뜨리는 반면, 드라마에선 삼장이 자라와 만나기도 전에 그 부탁을 잊은 것을 알고 당황하는데 여기서 손오공이 잔꾀를 써서 10년 전 일이니 잊어버릴 수도 있고 강을 건넌 뒤에 말해도 된다며 입을 싹 닫는데요. 결국 중반에 자기 부탁을 잊은 걸 알아챈 자라가 삼장일행을 물에 빠뜨리고 물가에서 경전을 말리던 그들을 주민들이 발견하여 환대하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통천하 영감대왕에게 먹힐 뻔한 아이들이 성장한 것을 보여주면서 시간이 제법 지났음을 알려주지요.
그리고 다시 당나라의 수도로 향한 삼장 일행은 당태종과 만나게 됩니다. 당태종이나 본래 삼장이 살았던 절의 제자들이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을 보고 놀라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들은 삼장이 수도를 떠난 뒤에 만나게 된 이들이라 알 도리가 없었기 때문. 어쨌든 경전을 모두 전하고 다시 천축으로 돌아와서 네 일행과 백룡은 각각 부처가 되고 손오공의 금테까지 사라지는데 단 드라마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손오공이 부처가 된 뒤 옛적의 스승 수보리 조사를 만나러 가는데 수보리 조사가 거처하는 곳엔 아무것도 있지 않아서 서러워하던 손오공은 나름 그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그 자리를 떠나고 원래의 고향인 수렴동 화과산으로 돌아와 자신의 일족과 만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았음을 인정하면서 보는 시청자들도 진정한 자신을 찾길 바란다는 듯한 말을 하며 드라마의 긴 막이 드디어 내립니다.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평가한다면 호에 많은 점수를 주겠습니다. 원작과 달리 많이 각색된 부분이나 원작의 에피소드 중에 빠진 것이 있어서 아쉽지만 원작의 전체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잘 만들었단 생각. 그리고 에필로그 부분도 원작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손오공이 자신의 과거를 되새기는 의미라 꽤 괜찮은 마무리였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특수효과는 호불호가 가리는 부분이 좀 많았습니다. 영화가 아닌 드라마, 그것도 2010년도 드라마였다는 한계를 감안하면 그래도 봐줄 만했다는 느낌. 전체적으로 제일 좋아하던 사오정의 비중이 많아서 좋았어요. 삼장의 성격도 덜 민폐스러웠고, 손오공과 저팔계의 개그씬도 합이 좋았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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