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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강판 新서유기』 - 화염산 우마왕과 나찰녀 / 황미대왕 에피소드 감상문

01사금 2025. 2. 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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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절강판 新서유기』에서 서량녀국 다음 이어지는 육이미후 에피소드는 좋아하는 에피소드지만 놓치고 화염산 에피소드를 먼저 감상하게 되었는데요. 원작소설에서 가장 폭소를 자아내던 부분은 손오공이 우마왕으로 분장하여 나찰녀의 집에 들르게 되고, 손오공을 진짜 남편으로 착각한 나찰녀가 그에게 아양을 부리자 그 추태를 견디다 못한 손오공이 정체를 드러낸 뒤 파초선만 가지고 도망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나찰녀가 자신이 치른 곤욕을 진짜 우마왕한테 털어놓으며 화풀이를 하고 우마왕은 설욕도 할 겸 파초선도 찾을 겸 손오공을 쫓습니다. 여기서 우마왕이 저팔계로 변신하여 파초선을 되찾는 것은 원작이나 드라마나 똑같은데 그다음 내용들이 드라마가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각색됩니다. 

원작에서 나찰녀의 비중은 우마왕과 본격적인 전투가 벌어지면 줄어드는 데 반해 드라마의 나찰녀는 비중이 늘어나 저팔계가 너무 늦는 손오공을 돕기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당삼장을 납치하기 위해 사오정을 습격하여 기절시킵니다. 여기서 드라마 당삼장을 굉장히 유능하게 묘사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서 삼장법사는 아들의 복수를 하겠다며 칼을 들이미는 나찰녀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특유의 유려한 말발로 설득시키는 장면이 나오지요. 삼장은 나찰녀가 남편인 우마왕한테 버림받고 아들이 방황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홍해아로부터 들었다며 그를 위로하는데 아마도 홍해아편에서도 드라마상에서 나름 각색이 주어졌던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오정이 정신을 차리고 삼장이 사라진 걸 안 후 다른 사형들과 삼장을 찾다가 셋이서 우마왕을 제압하고 파초선을 잡으면 나찰녀가 순순히 삼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여기서 웃기는 것이 옥면공주는 자기는 불여우라서 남자와 부귀는 함께 해도 고생은 못한다며 저것들을 어쩌지 못하면 쫓아내겠다 윽박지르는 통에 결국 우마왕이 다시 싸움에 나서게 되는데요. 우마왕이 밀리는 와중에 나찰녀가 나타나 삼장을 건네주는 대신 우마왕을 풀어달라 요청합니다. 그때 옥면공주가 난입하여 삼장을 납치하여 우마왕은 필요 없게 되었으니 삼장을 잡아먹으려 하는데 그때 나타태자와 하늘나라 군사들이 나타나 옥면공주를 쓰러뜨려 여우의 본색을 드러내게 합니다. 

원래 원작에서는 우마왕과 손오공이 한판하는 동안 도우러 온 저팔계가 옥면공주의 집을 들쑤시고 그를 두들겨 패서 없애지요. 거기다 소설 상에선 우마왕이 밀리는 것이 아니라 천계의 군사와 불교적 신령들까지 총동원해서 잡았을 정도로 싸움의 규모가 큰 반면 여기선 나타태자의 군사들만이 구원군으로 오는 정도. 드라마상에선 홍해아와 나타태자가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친구의 집안에 불화를 일으킨 불여우를 넘어갈 수 없었다고 언급되더군요. 그리고 싸움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 홍해아가 나타나 자신의 근황을 우마왕 부부에게 알려주고 우마왕과 나찰녀도 화해가 성립될 찰나, 자신의 자존심을 굽히기 싫은 우마왕이 그대로 도주하면서 삼차전이 벌어집니다. 결국 나타태자에게 끌려가는 것은 똑같지만요. 

반면 드라마 상에서 나찰녀의 심리나 상황이 더 부각되어 파초선을 돌려주고 정과에 귀의하는 모습이 더 부각되어 그려집니다. 우마왕 에피소드가 끝나면 시작되는 것이 황미대왕 이야기인데, 원작소설에서는 그사이에 재세국의 보물을 훔쳤다는 누명을 쓴 승려들을 구해주는 이야기나 나무정령들에게 삼장이 붙들려 시를 짓는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규모도 작고 크게 부각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지 드라마상에서 그냥 넘어갑니다. 황미대왕 에피소드가 한 2회 정도에서 마무리되는데, 이 황미대왕 이야기에선 이십팔수 성좌의 하늘나라 군사들이나 북방진군 탕마천존의 군사들이나 왕사보살의 제자 소장태자의 군사들 같은 인물들이 많이 쏟아져 나옵니다. 큰 비중이나 도움은 없었지만요.

반면 이미지가 모호했던 오방게체나 일치공조의 생김새에 대해서 드라마에서 보여준 덕택에 확실히 인상이 생겼는데 오방게체는 불교신령들 그대로, 일치공조는 하늘나라 군사처럼 생겼더군요. 거기다 황미대왕이 삼장을 납치하는 이유도 드라마상에서 자신이 천축에 가서 불경을 구해 중생을 구제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이라고 나오는데 원작에서도 천축으로 가는 것에 흥미를 가진 요괴는 육이미후와 황미대왕뿐이었죠. 황미대왕 에피소드가 끝나면 소설 상의 주자국왕 왕비 구해주는 이야기가 생략된 채 바로 반사동 거미 요괴 편으로 건너가는데 이 부분도 엄청나게 각색이 되어 있습니다. 

황화관의 지네 요괴가 금광도인이란 이름으로 나와 독거미에 물린 사람을 구하려고 상처의 독을 빨다 중독된 삼장을 구해주는 역할로 미리 모습을 드러내는 데다 반사동의 거미요괴들 중 막내요괴는 맏이 거미의 딸이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잡아먹힌 것 때문에 인간을 잡아먹기 싫어하는 성향으로 나오는데 다음 편에 어떻게 활용될지 궁금하더군요. 게다가 소설상의 반사동 거미요괴들은 그저 자신의 집에 잘못 들어온 삼장을 옳다구나 잡은데 반해 드라마상에선 당삼장이 왔다는 것을 눈치채고 인간남자를 협박하여 하인으로 위장시켜 시주를 주겠다고 자신들의 소굴로 끌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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